우리/우리 사는 모습

남자끼리 김씨끼리

사행추 한옥 2018. 8. 17. 15:36


아이 어릴 때 자주 했던 말

남자끼리 김씨끼리






늘 아빠와 엄마 사이가 제 자리라 우기면서






엄마는 아빠랑 대중목욕탕 못가지만

남자끼리 김씨끼리는 갈 수 있다고

그래서 엄마랑 아빠보다 아들이랑 아빠가 더 가까운 거라고






♬♪♩ 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여인아~~~

아빠가 부르는 노래를 듣다가

아들도 하나밖에 없으니 ♬♪♩내 아들아~~~

바꿔 부르라 말하던 아이






이십 여 년 전 그 언저리

아이가 본 세상이 담겨있는 상자를 우연히 열어보고

잠시 다녀온 추억여행






1998년 아이가 빼곡하게 남겨놓은 일기장






2018년 아이 입대하던 해

전역예정표 만들어 벽에 붙여놓고

아이의 무사무탈을 두 손 모아 기도하며






지우개 하나 잘라 아이 이름 새겨 만든 도장

하루하루 채워가며 전역을 기다리던 날들






2018년 서른이 된 아이

직장인으로 처음 맞는 여름휴가 중에 내려와

호박전 먹고 싶다는 한마디에 아빠는 신이 납니다...






아들이 먹고 싶다는 호박전 그리고 덤으로 감자전까지






글이든 사진이든

남겨지는 기록은 이토록 좋은 선물이 되나 봅니다 *^^*






입사 후

매달 십만원씩 용돈이라고 꺼내놓는 아들

자동이체도 좋은데 그건 왜 용납이 안되는지???


휴가비 받았다며 밀린 세 달 용돈 포함이라고 건네는 아이






앞으로 십 년 후 2028년!!!

그 때는 어떤 맘으로 이 글을 만날런지???

어떤 이야기가 한 줄 더 채워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