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가족이야기_용돈과 오마이치킨
사행추 한옥
2020. 2. 24. 06:40
남편은 목요일 장을 보고
금요일 가마솥에 불을 지폈습니다
토요일 이른 다섯시 배춧국을 끓여
큼지막한 가방 하나 싣고
해뜨기 전 집을 나섭니다
충북 단양에서 경기 하남으로 。。。
한동안 엄마옆에 꼭 붙어계시라는
자녀들의 엄명?을 착실히 지키느라
수고하시는 아버지와 수술한 엄마와의 하루를 위해
하루 식단을 짜고 남편한테 도움을 청해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아침은 배추된장국과 두부부침
점심은 순대국밥과 씀바귀무침
저녁은 청국장과 코다리조림
아침 여덟시
전날 언니가 예약해놓은 밥과
새벽에 끓인 된장국 데워 아침밥상을 차립니다
외출에서 돌아온 부모에게
형제로 인한 억울함을 토해내는 어린아이처럼
아버지는 엄마를 엄마는 아버지를 이야기합니다
그 속에 당신들의 애씀을 섞어가면서
하루 종일
한끼 상을 물리고
다음끼니를 위한 준비를 합니다
씀바귀를 무치고 청국장을 끓이고
코다리조림 양념을 만들고
저녁상을 치우는데 조용히 나가시는 아버지
오늘도 오마이치킨 두상자를 사오십니다
집에 가서 맥주 한 잔 해라!
한마리는 우리몫 한마리는 올케몫
집에 와서 풀어보니 치킨의 따스함에
눅눅해진 오만원권 두장이 들어있습니다
엄마가 기름값하라며 넣어주셨답니다
2020년 2월 22일 토요일
부모님과의 하루를 담아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