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풍수원성당] 시아버님 기일

사행추 한옥 2021. 5. 31. 16:20

 

 

 

1991년

마지막 배웅 해드리고

딱 3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

 

 

 

 

 

결혼하고 3년 2개월 한집에 살면서

크고작은 추억을 담았더랬는데

 

 

 

 

 

아이같던 며느리 어느새 중년이 되어

검은머리반 흰머리반이 되어있습니다 。。。

 

 

 

 

 

아버님 모시고 나들이했던 기억은

딱히 없으나 어쩌나 한 번 나가면

손녀냐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

 

 

 

 

 

시아버님은 1911년에 태어나셨고

난 1966년 생이니

당연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

 

 

 

 

 

서른살이 된 아들이

스물두살 여자를 만난다고 했을 때

 

 

 

 

 

또 이듬해 결혼한다고 했을 때

아버님은 어떤 기분이셨을까?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

 

 

 

 

 

결혼하고 채 한달이 되지않은 어느날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손빨래하는 걸 보시더니

 

 

 

 

 

하지마!

이따가 엄마오면 엄마한테 하라고 해!

 

툭 던지신 한마디가 가끔 생각납니다 。。。

 

 

 

 

 

만일 내가 그 때

아버님 말씀처럼 빨래를 하지 않고

어머님을 기다렸더라면 상황이 어땠을까???

 

 

 

 

 

훗날 며느리가 생기고

남편이 며느리한테 같은 말을 한다면

그래서 며느리가 제 빨래를 내게 맡긴다면???

 

 

 

 

 

5월 끝날 시아버님 기일

마지막 배웅해드리고 30년 지나

풍수원성당을 찾아

아버님과의 추억을 꺼내봤습니다 。。。

 

 

 

 

 

지난겨울 어머님 기일에 이어

다시 찾은 풍수원성당은 초록초록

초록이 예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