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귀촌일상] 그。냥。참。좋。다。

사행추 한옥 2022. 6. 16. 11:04

 

 

 

서울에서 바쁘게 살다가 내려와

작은 시골집에 사는 남자와 여자

 

 

 

 

 

처음 집 지을 땅 계약하고

만 십 년 채우고 나서

소박한 재미 하나 뒤늦게 알았다 。。。

 

 

 

 

 

여름이 시작하는 6월 어느 하루

 

 

 

 

 

정신없이 지내다 숨고르기 필요할 때

몇 시간 길막힘 감수하고 와서

하루이틀 쉬다 가는 사람들처럼

 

 

 

 

남자와 여자도 그런 시간 보내보겠다고

주섬주섬 짐을 챙겨나갔다 。。。

 

 

 

 

 

라면 믹스커피 맥콜

컵 냄비 주전자 휴대용가스레인지

그닥 짐이랄 것도 별로 없다 ~

 

 

 

 

 

관광지로 유명한 단양인데

뭐 멀리 나갈 일 없이

인적드문 곳 널찍한 정자 하나 찜해놓고

 

 

 

 

 

여자는 공부해야한다며 교재를

남자는 만화책 몇 권 챙겨들고

찜해둔 정자위에 싣고 다니던 돗자리를 깔았다 。。。

 

 

 

 

 

첫 번째 추억소환 미소주돗자리

 

잠깐 나오다 없어진 미소주 사은품 돗자리

군데군데 구멍뚫린 돗자리가

남자와 여자의 젊은날을 불러준다 ~

 

푸르름보다 찡한 감정이 가득했으나

이제는 웃으며 마주한다 *^^*

 

 

 

 

 

배깔고 엎드린 남자

정자 기둥에 등 대고 앉은 여자

몇 시간 이어지는 수다 ~

 

얼마만이지? 이렇게 맥 놓고 시간 보내는 거!

。냥。참。。다

 

 

 

 

 

이튿날 뒷마당 봉당위에서

기분좋게 바람부는 아침을 맞는다~

 

벼락치기 공부 해야한다고

커피 한 잔 들고 앉았을 때

슬며시 방해꾼이 찾아왔다 ~

 

 

 

 

 

 

파란하늘 시원한 바람 지저귀는 새소리

햇살받아 한층 더 멋스런 장독대까지 ~

 

그 유혹에 커피잔 내려놓고 전화기 들어

찰칵찰칵 이쁜 순간 담는데 아뿔싸!

 

포르르 포르르 십 수 장이 날아갔다 。。。

 

 

 

 

 

뒷마당 여기저기 멋대로 흩어진 교재

주섬주섬 챙기며 까르르깔깔 까르르깔깔

 

불쑥 찾아온 여유로운 하루에 감사를 담아둔다 ~~~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은 바로 당신입니다.

 

컵에 박힌 문구처럼 최고의 선물이고 싶다 。。。

 

이 남자에게 또 이 여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