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일상] 그。냥。참。좋。다。
서울에서 바쁘게 살다가 내려와
작은 시골집에 사는 남자와 여자
처음 집 지을 땅 계약하고
만 십 년 채우고 나서
소박한 재미 하나 뒤늦게 알았다 。。。
여름이 시작하는 6월 어느 하루
정신없이 지내다 숨고르기 필요할 때
몇 시간 길막힘 감수하고 와서
하루이틀 쉬다 가는 사람들처럼
남자와 여자도 그런 시간 보내보겠다고
주섬주섬 짐을 챙겨나갔다 。。。
라면 믹스커피 맥콜
컵 냄비 주전자 휴대용가스레인지
그닥 짐이랄 것도 별로 없다 ~
관광지로 유명한 단양인데
뭐 멀리 나갈 일 없이
인적드문 곳 널찍한 정자 하나 찜해놓고
여자는 공부해야한다며 교재를
남자는 만화책 몇 권 챙겨들고
찜해둔 정자위에 싣고 다니던 돗자리를 깔았다 。。。
첫 번째 추억소환 미소주돗자리
잠깐 나오다 없어진 미소주 사은품 돗자리
군데군데 구멍뚫린 돗자리가
남자와 여자의 젊은날을 불러준다 ~
푸르름보다 찡한 감정이 가득했으나
이제는 웃으며 마주한다 *^^*
배깔고 엎드린 남자
정자 기둥에 등 대고 앉은 여자
몇 시간 이어지는 수다 ~
얼마만이지? 이렇게 맥 놓고 시간 보내는 거!
그。냥。참。좋。다。
이튿날 뒷마당 봉당위에서
기분좋게 바람부는 아침을 맞는다~
벼락치기 공부 해야한다고
커피 한 잔 들고 앉았을 때
슬며시 방해꾼이 찾아왔다 ~
파란하늘 시원한 바람 지저귀는 새소리
햇살받아 한층 더 멋스런 장독대까지 ~
그 유혹에 커피잔 내려놓고 전화기 들어
찰칵찰칵 이쁜 순간 담는데 아뿔싸!
포르르 포르르 십 수 장이 날아갔다 。。。
뒷마당 여기저기 멋대로 흩어진 교재
주섬주섬 챙기며 까르르깔깔 까르르깔깔
불쑥 찾아온 여유로운 하루에 감사를 담아둔다 ~~~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은 바로 당신입니다.
컵에 박힌 문구처럼 최고의 선물이고 싶다 。。。
이 남자에게 또 이 여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