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일기] 품어주는 중년이고 싶다
솜이불처럼 도톰하고 하얀 눈을
이불인 양 덮고 있던 계곡이
어느새 답답증이 났나 보다 。。。
겨우내 녹을 거 같지 않던
수북했던 눈이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계곡 사이로 흐른다 。。。
졸졸졸 ♪♬♩ 가락에 맞춰
춤추듯 흐르는 계곡물이
중년의 발걸음을 멈춰세운다 。。。
중년이지만 하트모양을 좋아하는 ~
어지간한 모양이면 하트로 보는
60을 향해가는 여인의 눈엔
이날도 분명 하트로 보였고
그래서 패딩주머니에 있던
전화기를 꺼내 사진을 찍게 했고
얼었다녹았다를 몇 번쯤 반복했을
그 아래 울퉁불퉁 제멋대로인 빙판도
글쓰기에 곁들일 사진이 부족해 헤매이는
여인의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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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을때는 분명 하트 모양이었는데
그래서 손시림도 마다않고
하트모양을 늘렸다가 줄였다가
반복해가며 찍어왔는데
처음 느낌과 많이 달라 보인다 。。。
울퉁불퉁한 빙판은 마치
우리네 삶을 보여주는 거 같다 。。。
하루가
일년이
또 십년이
쌓이고 쌓이고 또 쌓이면
이런 모습일거란 생각을 해본다 。。。
비슷한 사진을 찍어서
필터의 네거티브 기능을 넣었더니
빙판의 사진이
먹구름으로 가득한 하늘 같기도 하고
심술난 무서운 파도처럼도 보인다 。。。
♡♡♡ ♡♡♡ ♡♡♡ ♡♡♡ ♡♡♡
분명 눈앞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닌데
순간의 감정에 따라
현재의 눈높이로 인해
오해하고 미워하며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아들에게
도대체 생각이 있니없니를 물어
그 말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열 살 아들의 엄마이던 오래전 모습이
부끄럼과 함께 떠오른다 。。。
열 살의 꼬맹이 아들도
스무살의 어린 조카도
갓 입사한 서른살 신입사원에게도
분명
생각도 고민도 있을 거고
그러한 순간순간을 통해 성장하며
삶을 만들어 가는 걸 테고
그렇게그렇게
모두 함께 어우러져 사는거겠지 。。。
그런 속에서 조금 더 괜찮은
중년이고 싶은 바람담아
산책중에 만난 마을풍경을 바라본다 。。。
두루두루 품어주는 중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