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중년일기] 품어주는 중년이고 싶다

사행추 한옥 2023. 1. 2. 15:25

 

 

 

솜이불처럼 도톰하고 하얀 눈을

이불인 양 덮고 있던 계곡이

어느새 답답증이 났나 보다 。。。

 

 

 

 

 

 

겨우내 녹을 거 같지 않던

수북했던 눈이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계곡 사이로 흐른다 。。。

 

졸졸졸 ♪♬♩ 가락에 맞춰

춤추듯 흐르는 계곡물이

중년의 발걸음을 멈춰세운다 。。。

 

 

 

 

 

 

중년이지만 하트모양을 좋아하는 ~

어지간한 모양이면 하트로 보는

60을 향해가는 여인의 눈엔

이날도 분명 하트로 보였고

그래서 패딩주머니에 있던

전화기를 꺼내 사진을 찍게 했고

 

얼었다녹았다를 몇 번쯤 반복했을

그 아래 울퉁불퉁 제멋대로인 빙판도

글쓰기에 곁들일 사진이 부족해 헤매이는

여인의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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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을때는 분명 하트 모양이었는데

그래서 손시림도 마다않고

하트모양을 늘렸다가 줄였다가

반복해가며 찍어왔는데

처음 느낌과 많이 달라 보인다 。。。

 

 

 

 

 

 

울퉁불퉁한 빙판은 마치

우리네 삶을 보여주는 거 같다 。。。

 

하루가

일년이

또 십년이

쌓이고 쌓이고 또 쌓이면

이런 모습일거란 생각을 해본다 。。。

 

 

 

 

 

 

비슷한 사진을 찍어서

필터의 네거티브 기능을 넣었더니

빙판의 사진이

먹구름으로 가득한 하늘 같기도 하고

심술난 무서운 파도처럼도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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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눈앞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닌데

순간의 감정에 따라

현재의 눈높이로 인해

오해하고 미워하며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아들에게

도대체 생각이 있니없니를 물어

그 말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열 살 아들의 엄마이던 오래전 모습이

부끄럼과 함께 떠오른다 。。。

 

 

 

 

 

 

 

열 살의 꼬맹이 아들도

스무살의 어린 조카도

갓 입사한 서른살 신입사원에게도

분명

생각도 고민도 있을 거고

그러한 순간순간을 통해 성장하며

삶을 만들어 가는 걸 테고

그렇게그렇게

모두 함께 어우러져 사는거겠지 。。。

 

그런 속에서 조금 더 괜찮은

중년이고 싶은 바람담아

산책중에 만난 마을풍경을 바라본다 。。。

 

두루두루 품어주는 중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