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작가 최정옥
[짧은글] END
사행추 한옥
2024. 2. 25. 12:33
저기부터 저어기 저 끝까지 같이 가볼래?
이토록 안개 자욱한 길인 줄은 몰랐다
환한 미소로 내민 손을 잡기 전까지는
반짝 해가 비칠 때도
강렬함에 눈부셨던 날도 드문드문 있었지만
멀겠다가 뽀얬다가 부옇다 못해 희뿌옇기까지 한 날들의 연속으로
답답할 즈음
저 어디쯤에 황금열쇠가 있대!
간절한 마음으로 원하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말에
희망 빛을 앞세워 나서긴 했는데
방향 잡기가 쉽지 않다
그 열쇠 찾을 수 있을까?
모든 영화의 결말은 happy end야.
저어기 저 끝에서 기다리고 있을 happy를 그리며 희망을 품는다
각본 없이 써 내려가는 길 위에도 감성이 살아 숨쉬기를 바라면서 。 。 。
1년 전, 시 공부를 할 때만도
나와 시는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 。 。
공부가 끝나고 몇몇이 모여
동아리를 만든다고 했을 때도
함께 할 생각이 없을 만큼
자신이 없었고
지금도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 。 。
어찌어찌 합류한 동아리에서 이번에도
안개 열쇠 영화
세 개의 주제가 주어졌고
며칠을 고민하다가 완성했는데
시인지, 에세이인지 모르겠어서
맨 위 제목 옆에 [짧은글]이라고 붙였습니다 。 。 。
제대로 된 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글을 쓰면서
인생을 돌아볼 수 있음은 분명하지 싶습니다 。 。 。
동아리 모임에서
시 쓰는 게 힘들다는 아우성이 나오는 걸 보면
나만 하는 고민이 아닌 거 같아
작은 위안이 되기도 하고
완성을 향해 가는 길이 즐겁고 재미납니다 。 。 。
<글/사진 최정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