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작가 최정옥

[부부이야기] 해가 거듭될수록

사행추 한옥 2024. 4. 16. 17:22

 

 

 

초록초록 초록봄

 

초록이

물드는 4월

그 중간에 기념일이 있습니다 。。。

 

남편이 되고 아내가 되어

부부라는 작은 공동체 만든 날

 

 

 

 

 

연초에

기억해야 할 날짜를 정리하면서

 

올해 결혼기념일은 월요일이네

 

월초에

달력을 넘기면서

 

세 번째 월요일이 결혼기념일이네

 

4월 15일 아침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이야!

 

 

 

 

 

서른여섯 번째 맞는 날이

늘 언제나처럼 설렐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냥 넘기기엔

뭔가 아쉬운 날입니다 。。。

 

 

 

 

 

밥도 있고

생선조림도 있고

그냥 꺼내먹어도 되긴 하는데

그렇게 먹으면 왠지 슬플 거 같아

 

여자의 말에

 

 

그럼 삼겹살 사다 구워 먹을까?

 

묻습니다 。。。

 

 

삼겹살???

 

 

여자의 말이 시큰둥했는지

이어 묻습니다 。。。

 

 

삼겹살 싫으면 닭 사다가 구워줄까???

 

 

닭? 당신 맘대루 ~

 

 

 

 

 

이튿날 아침

 

그래도 결혼기념일인데

사진 한 장 정도는 남겨야 하지 않을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야 할 거 같아서

애써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

 

 

모자를 쓰고

안경으로 얼굴을 가리기는 했지만

또 그냥 이렇게

한 날의 기록을 담아둡니다 。。。

 

 

좋은 아내가

또 좋은 남편이 되어

 

함께 살기로 약속한 서른여섯 해의 날을 *^^*

 

 

 

 

 

해가 거듭될수록

감정에 여유가 생기고

화가 적어지는 건 괜찮은데

 

콩당콩당

설렘이 적어지는 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

 

심쿵

가끔은 심 쿵도 하면서

알콩달콩 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