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나는 천주교인 입니다.

사행추 한옥 2015. 6. 9. 18:29

 나는 천주교인 입니다...

내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뿜어나기를

기도하는 천주교인 입니다...

 

종교인들은 비종교인들보다 바른 생활을 해야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나는 차에 묵주를 걸어놓고

나도 묵주 반지를 끼고 십자고상 목걸이를 합니다...

운전을 할 때나 주차를 할 때도 조금 더 조심을

하게 됩니다...

최소한 '천주교인이 왜 저렇게?'

라는 인상은 주지 않아야 하기에 ~~~

묵주 반지나 팔찌를 끼고 다니면서 미운 짓을 하면

'저러고 성당을 다니면 뭐 해?'

라는 말을 들을수도 있으니까 ~~~

나 역시도 가끔 종교인이 왜 저런 행동을?

이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때가 있으니까 ...

 

암튼 난 조금 더 바른 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묵주반지든 팔찌든 목걸이를 하고 다닙니다...

그리고 수시로 나는 천주교인이니까 *^^*

라는 말을 되뇌이곤 합니다...

 

내가 사는 곳은 충북 단양입니다...

단양엔 종합병원은 물론 일반 병원도 많지 않으며

의원만 몇 곳 있을 뿐입니다...

안과도 산부인과도 비뇨기과도 소아과도 없습니다...

그냥  ** 의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군민들은 보건소 이용을 많이 합니다...

서울에서 나는 보건증이 필요할 때만 보건소를 갔었는데...

 

지난 토요일부터 방광염으로 불편합니다...

일요일 오전에 약국에 가서 약을 사다 먹고 좋아지는 것 같아

병원에 가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증세가 다시 심해졌습니다...

비뇨기과든 산부인과든 가려면 제천까지 나가야하는데

메르스 때문에 병원을 찾기도 그렇고 ...

 

망설이다가 읍내 보건소를 찾았더니

마침 산부인과 이동 진료가 있는 날이랍니다...

충주의원에서 버스가 왔습니다...

서울에서 살던 내게는 낯선 풍경이지만

진료는 받아야하니까 ~~~

 

진료실로 개조한 버스가 신기하기도 하고...

아 !!!  헌혈의 집과도 흡사한? 분위기였습니다...

접수 직원과 간호사의 친절함이 좋았고...

초음파를 보며 자세히 설명해주시는 의사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었습니다...

소변 검사를 하고 다음주에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예약을 하고 처방전을 받았습니다...

보건소에 약이 없어서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으로...

 

차를 가지고 움직일까 하다가

약국 근처에 주차 공간이 어떨지 몰라서...

그냥 걸어서 약국까지 이동하기로 ~~~

보건소에서 약국까지의 거리가 5분 정도라

큰 부담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전 시간임에도 햇살은 따갑고...

아랫배의 통증이 느껴지고...

 

그렇게 약국엘 갔는데 약이 없다네요...

허걱!!  어떻게 약국에 약이 없지???

충주에서 오신 의사의 처방이라 단양에 있는 약국엔

같은 약이 없다고 합니다...

두 곳의 약국을 들러 허탕을 치고...

혹시 싶어 교체 가능한 약을 메모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보건소로 갔습니다...

 

접수 직원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처방전을 다시 받아서...

갔던 길을 다시 한 번 반복합니다...

중간에 두어번 화장실엘 들려 가면서...

그래 ~~~  그럴수도 있지...

의사가 미리 확인하고 처방했다면 환자가 더운날

두 번 걸음은 하지 않았겠지만...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 할 수도 있지 ~~~

 

그렇게 진료를 받고 약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운전대를 잡은 손목의 묵주팔찌와 반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약국에 약이 없다는 말에 미안해하던 접수 직원에게

불편함을 표했더라면 난감했을 텐데...

오늘 하루 진료하면서 마음 무거울 수도 있을 텐데...

미안해하던 모습에 미소로 답해주길 잘 한 것 같습니다...

 

나는 내가 천주교임을 늘 기억하기 위해

묵주반지를 끼고 십자고상 목걸이를 합니다...

아직 주일이란 말보다 일요일이라는 표현을 하고

주일 미사 빼먹길 밥 먹듯 하지만...

내 모습에서 그리스도 향기가 퍼지기를 바라는

나는 천주교인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