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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건강조사 ♡ 단양군 영춘면 용진길

사행추 한옥 2015. 9. 14. 09:41

2015년 9월 8일 화요일에는 영춘면 용진길에서 건강조사를 했습니다...

올해 용진길의 조사대상 가구는 고맙게도 한 마을에 모여있었습니다...

넓지않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금세 다시 원점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이 마을에는 양계장에서 일을 하는 가구가 많다고 합니다...

 

도로명 주소를 가지고 한집한집 방문을 하는데 빈집이 많습니다...

집이 가까이에 모여있어 좋아했는데 ...

에구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마을을 돌며 빈집에 스티커를 붙여놓았습니다...

'안 계셔서 그냥 돌아갑니다.' 로 시작되는 스티커 하단에

전화번호를 남기고 ~~~

두어 바퀴 돌아본 후에야 조사 대상 가구에서 주인을 만났습니다...

노부부가 사시는 댁이었는데 아버님은 힘드실 것 같다고 합니다...

어머님 먼저 조사를 끝내고 아버님 하실 수 있겠냐고 여쭸더니

힘드실 거라고 하셔서 어머님만 하고 조사를 마쳤습니다...

아버님은 중풍으로 몸도 불편하시고 귀도 어두우신데

최근 대상포진까지 걸려 며칠 입원도 하셨답니다...

그런 남편분을 간호하시느라 일 년이 넘도록 외출도 못하시고 ~~~

 

두번째 만난 가구는 농사를 지어가며 생활하는데

4개월 전에 장남인 대학생이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중이랍니다...

함께 농사짓던 부인은 아들 간호하느라 서울에 올라가 있고

이래저래 걱정이 많으시다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고 물으십니다...

이럴 땐 정말정말 난감합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두 가구 조사를 끝내고 나왔는데 전화가 옵니다...

문에 붙여놓은 번호를 보고 전화를 주신 댁입니다...

이럴 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반가운 마음에 찾아간 댁은 모녀가 살고 계십니다...

오래전 사별하고 지적장애를 가진 따님과 지내시는데

조사를 마칠 무렵에야 알았습니다...

따님도 사별하고 친정어머니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조사하는 동안 어머님은 지금은 정신적으로 전혀 힘들지 않다는

말씀을 수차례 반복하십니다...

남편의 잦은 음주로 많은 고통을 받으며 사셨다고 ...

남편의 음주로 너무도 고통스러웠기에 혼자 되신 후로는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말씀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따님도 잘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암으로 남편을 일찍 보내드렸답니다...

이제 겨우 사십 중반의 나이인데 ~~~

 

두 분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또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웃의 또 다른 가구에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어머님께서 감자떡을 먹고 가라십니다...

조사하는 동안 전기밥솥에다 감자떡을 찌셨답니다...

조사할 가구가 조금 남아있어서 그냥 일어서는데

어머님이 일회용 팩에 담아주십니다...

집에 가서 먹으라고 *^^*

따끈따끈한 감자떡을 받아들고 나오는데 여러가지 감정이 일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작은 마을을 수차례 돌며 조사를 마쳤습니다...

여섯 가구 중 다섯 가구 조사완료...

마지막 집은 집에 중환자가 계셔서 어렵다고 하셔서 ~~~

대체 가구가 선정되면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

이렇게 용진길 조사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고 고단한 몸으로 살아가는 마을이지만

인정많고 따뜻한 기운을 받아가지고 왔습니다...

착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는데...

너무도 힘들 게 사시는 분들이 많아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영춘면 용진길에서 만난 분들께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