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건강조사 ♡ 단양군 영춘면 명전길
2015년 9월 9일 수요일에는 지역사회 건강조사를 하기 위해
단양군 영춘면 명전길에 다녀왔습니다...
명전길은 강원도 영월과 접해있는 마을이랍니다...
가도가도 끝없는 길 ~~~
가곡면에서 40분 이상 걸린 것 같습니다...
이곳도 영춘면이 맞나 싶을만큼 한참을 가서 만난 곳...
그럼에도 한 번에 조사를 끝내지 못하고 왔다는 거 ~~~
이 마을도 조사 가구 대상은 여섯 가구였는데...
세 곳의 조사를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단양군에서 영춘면 면적이 가장 넓다고 합니다...
다른 곳에 비해 집이 띄엄띄엄 있어서 햇살을 받으며
걷기운동을 충분히 하고 온 곳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12일 토요일에 다시 한 번 방문해서
나머지 세 가구 모두 조사를 마치고 왔습니다...
첫 날에 가서 만난 분들은 모두 부부가 함께 살고 계셨습니다...
주소를 들고 띄엄띄엄 있는 집들을 다니다 만난 첫 집은
서울에서 살다 은퇴 후 귀농하신 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듯해서 좋았습니다...
두번째 찾아간 댁은 오전에 벌초를 하고 오셨답니다...
부인 먼저 조사를 하고 주무시는 남편을 깨워주셔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뵙고 왔습니다...
덕분에 두번째 가구도 편안한 마음으로 조사를 마치고
세번째 가구를 찾아갔습니다...
세번째 찾아간 댁에도 부부가 살고 계셨습니다...
남편분은 신체적인 장애를 가지고 계셨고 부인은 웃는 모습이
아주 예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 분이셨습니다...
삶의 무게에 고단함이 언뜻언뜻 느껴지기도 해서
잠깐씩 마음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집 앞에 탐스런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 풍경이 인상적인
세번째 가구 조사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난 토요일에 다시 방문해서 나머지 세 가구의
조사를 무사히 마치고 완료했습니다...
요즘 한창 벌초를 할 때라서 이 날 만난 댁은 모두 벌초를 하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객지에 나가있는 가족들이 내려왔다는 거...
조사를 위해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이 물으십니다...
'지난번에 ***번 집은 잘 하고 갔어?'
사흘전에 왔을 때 길에서 뵙고 길을 여쭤봤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님!!! 기억력이 참 좋으세요.' 했더니
'며칠 전 일도 기억 못하면 어떡해.' 하십니다...
두 분 모두 친절히 조사에 응해주셔서 잘 마치고 나왔습니다...
농사를 크게 지으시는 또 한 가구도 무사히 마치고
세번째 찾아간 댁은 어머님 혼자 살고 계시는데..
마침 벌초를 하러 아드님과 며느님 그리고 따님까지 와 계십니다...
가족 모두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어머님의 귀가 어두워서 큰소리로 여쭙느라
힘이 조금 들긴했지만 아드님의 도움으로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조사 하는 중에
어머님이 끼고 계신 묵주반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례명을 여쭤보니 '젬마'라고 알려주십니다...
'저는 프란체스카예요.' 하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조사를 마치고 '어머님 저 위해 기도해주세요.' 하고 말씀드렸더니
그러마 해주십니다...
어머님께 다시 제 세례명 기억하시냐고 여쭤봤더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하십니다...
'어머님 세례명은 젬마시잖아요.' 했더니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셔서 모두 함께 웃었습니다...
다시 한번 기도해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젊은 게 기도해줘야지 늙은이한테 기도하라는 게 어딨어?'
하시는 말씀에
'신부님보다 기도 더 많이 하시는 분들이 어르신들이래요...
어르신들은 시간이 많으셔서 기도 많이하신다고..'
했더니 기도해 주시겠답니다...
명전길의 어머님 덕분에 하느님께서 저를 아주 잘 봐 주실 것 같습니다 *^^*
며느님께서 쪄 주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 두 개 들고
어머님과 허그하고 그 댁에서 나왔습니다...
지역사회 건강조사를 하는 동안 명전길에서 만난 가구들을 보면
다른 지역보다는 덜 고단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명전길의 일부를 아주 잠깐 봤을 뿐이라 명확한 건 아닐테지만
그래도 만나는 동안 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이 마을에 평화가 늘 함께 하기를 빌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