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사회 건강조사

지역사회 건강조사 ♡ 단양군 영춘면 사지원길

사행추 한옥 2015. 9. 16. 08:01

2015년 9월 10일 목요일에 지역사회 건강조사 활동을 위해

찾아간 곳은 단양군 영춘면 사지원길이었습니다...

9월 10일인 지난주 목요일에 방문해서 일부 조사를 하고

닷새 후인 15일에 다시 한 번 가서 마무리하고 왔습니다...

이 마을도 여섯 가구가 조사대상으로 선정되었으며 여섯 가구 중

네 가구가 한마을에 모여있었습니다...

 

첫 방문 때 네 가구의 조사는 무사히 잘 마쳤는데

나머지 두 가구는 집이 없어 대체를 받아야했습니다...

 

다니다보면 마을마다의 크고작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 마을은 삶의 무게가 너무도 무겁고 고단한 마을...

그럼에도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

만나는 분들마다 웃음으로 나를 반겨준 인정많은 마을...

두 세 번 방문하며 내가 느낀 사지원길의 느낌은 그랬습니다...

 

사지원길에서 처음 만난 분은 오십 중후반의 여자분이셨고

두번째 방문한 댁은 이틀에 한 번씩 투석을 받아야하는 아들과

연세가 많으신 어머님이 살고 계셨습니다...

오십대에 하루 걸러 한 번씩 투석을 받아야 한다는 현실이

참 많이 힘들텐데 웃는 모습이 밝고 환했습니다...

세번째 방문한 댁에도 모자가 살고 계셨는데

이 댁에도 아들의 건강이 좋지않다고 합니다...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의 건강이 안좋으신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객지에 나가 생활하다 건강상의 문제로 종종 고향으로 내려가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으니

가슴 한 켠에 무언가가 콱 막히는 듯 답답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이 날 마지막 방문한 댁은 이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랍니다...

어머님은 병원 치료를 위해 잠시 따님이 사는 충주에 가셔서

다음에 뵙기로 하고 아드님 조사만 마치고 왔습니다...

 

이렇게 사지원길의 네 가구 조사를 끝내고 추가 조사 가구를

알아보기 위해 이 마을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이틀에 한번씩 투석을 받으시는 아드님 댁으로 갔습니다...

상황 설명 후 두 가구 정도 추천을 해주십사 부탁드렸더니

첫 말씀이 어려운 가구를 골라주겠다고 하십니다...

답례품으로 주는 오천원 상품권이라도 받으면 좋을 거라고...

 

건강조사에 참여하시는 분들께 답례품으로 농협상품권을 드립니다...

간혹 오천원 짜리로 뭐하냐고 하셔서 난감할 때도 있는데

이분들은 그마저도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이 분께서 소개해주신 두 가구 확인하고 연락처 받고

조사가 가능하면 15일 오후에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왔습니다...

대체 가구가 필요한 경우 질병관리본부에서 내려오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원하는 가구 대체도 가능하긴 한데...

만일 이 가구 조사가 안된다면 어쩌나 잠깐 고민도 하고 ~~~

다행히 조사 가능하다고 해서 다시 한 번 뵙고 왔습니다...

 

이 날 만난 여자분은 솔직히 처음엔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이어가다보니 사연이 참 많으십니다...

너무도 고된 삶에 생각이 표현이 변했구나 싶어 갑자기 슬퍼졌습니다...

조사를 진행하면서 개인감정이 들어가면 안되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 '조금 일찍 와서 말동무라도 해 드릴걸 그랬어요.'

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아차 싶었는데...  나를 보며 웃어주십니다...

그리고 '고마워요.' 라는 말을 해주십니다...

표현이 거친분이라 처음 뵐 때 신경이 조금 쓰였었는데

마음이 참 여린분 같습니다...

여린 마음으로 힘든 세상 살기 얼마나 힘드셨을지...

 

마지막 만난 분은 지난 겨울 작업중에 나무에서 떨어져서

현재 치료를 받고 계신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는 중에 단기간 일자리를 찾아 하시던 중에

그만 사고를 당하셨답니다...

아직 미혼인 오십대 남자분인데 여러가지 배려를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남자 혼자 사는 집에서 조사하는 거 불편할까봐

밖으로 나와 조사하자고 해주시는 훌륭하신 분 *^^*

이 분의 조사를 끝으로 사지원길 조사도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내가 만난 사지원길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신발 신고 열걸음 정도 가면 앞집이고 옆집인 마을...

눈이 오면 젊은 사람이 홀로 사시는 어르신댁 앞 눈도 쓸어주고

연탄도 갈아주고... 

아침에 나가지 않으면 어디 아픈가 들여다봐주는 이웃이 있는 마을...

 

어느날 갑자기 삶의 무게가 가벼워지지는 않겠지만

사지원길의 따뜻한 마음은 오래도록 계속 되기를 기도합니다...

사지원길에서 받은 따뜻한 마음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