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마을에서 얻어온 볏집
2015년 11 월 6일에 이웃 마을인 어의곡리에 가서 볏짚을 얻어왔습니다...
작년엔 우리 마을 친구에게서 조금 얻어다 짠지항아리에도 덮고
메주랑 마늘 말릴 때 썼는데...
올해는 한드미마을에서 대농하시는 언니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아쉬울 때면 생각나는 분.... 이러면 안되는데...
그럼에도 부탁드리면 척척 해결해주시는 고마운 분...
언니가 시고모님 댁을 소개해 주셔서 볏짚을 거두어 왔습니다...
볏짚 실러 가는 날 아침 !!!
작년 겨울에 장만해서 겨우내 신었던 커플 털신을 다시 꺼내 신고 ...
나가다말고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굳이 기념사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면 ~~~
신발장에서 200일 이상 잠자던 털신 잠도 깨울겸...
모내기가 아닌 볏짚을 거두기 위함이긴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 논에 가보는
나를 기념하기 위해서라면 기념 사진 정도는 있어줘야 할 것 같아서...
논에서의 첫 느낌은... 따뜻하고 포근했습니다...
아.. 이건.. 이 날의 날씨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
나는 볏짚을 곳곳에 모아놓고 남편은 모아놓은 볏짚을 묶고..
나는 다시 묶어놓은 볏단을 옮겨놓는 일을 했는데...
남편이 내 사진을 찍어주지 않아서 남편의 흔적만 있다는 ...
볏단을 차에 가득 싣고 언니댁에 갔더니 이번엔 먹거리를 챙겨주십니다...
밥 지을때 한줌씩 넣어서 해보라며 수확해서 씻어 말린 들깨를...
곶감이랑 감말랭이랑 말린 고구마까지 ~~~
고마운 이 언니는 나와 띠동갑... 나보다 열두살이 많은 말띠입니다...
그리고 또 열두살 위의 말띠인 우리 엄마...
거기에서 또 열두살 위의 말띠인 우리 큰이모..
엄마랑 큰이모가 말린 고구마를 남편 간식으로 잘 챙겨주셨는데
이번엔 이 언니가 대신 챙겨주셨습니다...
아무래도 내 남편은 말띠 여인들과 인연이 많은 가 봅니다...
이 글을 쓰다보니 문득 이 언니께 미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늘 받기만 해서 ~~~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아... 남편은 이엉엮기를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언제쯤 엮을지... 성공할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만일 성공한다면... 흔적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