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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마을에서 얻어온 볏집

사행추 한옥 2015. 11. 15. 08:46

2015년 11 월 6일에 이웃 마을인 어의곡리에 가서 볏짚을 얻어왔습니다...

작년엔 우리 마을 친구에게서 조금 얻어다 짠지항아리에도 덮고

메주랑 마늘 말릴 때 썼는데...

올해는 한드미마을에서 대농하시는 언니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아쉬울 때면 생각나는 분....   이러면 안되는데... 

그럼에도 부탁드리면 척척 해결해주시는 고마운 분...

언니가 시고모님 댁을 소개해 주셔서 볏짚을 거두어 왔습니다...

 

 

볏짚 실러 가는 날 아침 !!!

작년 겨울에 장만해서 겨우내 신었던 커플 털신을 다시 꺼내 신고 ...

나가다말고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굳이 기념사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면 ~~~

신발장에서 200일 이상 잠자던 털신 잠도 깨울겸...

모내기가 아닌 볏짚을 거두기 위함이긴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 논에 가보는

나를 기념하기 위해서라면 기념 사진 정도는 있어줘야 할 것 같아서...

 

논에서의 첫 느낌은...  따뜻하고 포근했습니다...

아..  이건..  이 날의 날씨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

나는 볏짚을 곳곳에 모아놓고 남편은 모아놓은 볏짚을 묶고..

나는 다시 묶어놓은 볏단을 옮겨놓는 일을 했는데...

남편이 내 사진을 찍어주지 않아서 남편의 흔적만 있다는 ...

 

볏단을 차에 가득 싣고 언니댁에 갔더니 이번엔 먹거리를 챙겨주십니다...

밥 지을때 한줌씩 넣어서 해보라며 수확해서 씻어 말린 들깨를...

곶감이랑 감말랭이랑 말린 고구마까지 ~~~

 

 

고마운 이 언니는 나와 띠동갑...  나보다 열두살이 많은 말띠입니다...

그리고 또 열두살 위의 말띠인 우리 엄마...

거기에서 또 열두살 위의 말띠인 우리 큰이모..

엄마랑 큰이모가 말린 고구마를 남편 간식으로 잘 챙겨주셨는데

이번엔 이 언니가 대신 챙겨주셨습니다...

아무래도 내 남편은 말띠 여인들과 인연이 많은 가 봅니다...

 

이 글을 쓰다보니 문득 이 언니께 미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늘 받기만 해서 ~~~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아...  남편은 이엉엮기를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언제쯤 엮을지...  성공할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만일 성공한다면...  흔적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