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면 - 스물세 번째 방문
지난 토요일인 4월 16일...
동화책을 가지고 영춘면 왕자님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번엔 5주 만의 방문이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태권도를 배우게 되어 시간 조정이 필요했고...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병원에 다냐와야 했고...
지난 주에는 나에게 일이 있었고...
토요일 오전에 책을 읽으면서 똘망똘망 집중을 잘해 좋았는데...
태권도를 하고 와서 그런가 하품을 자주 합니다...
에구~~~
'좋아서 껴안았는데, 왜?'
'착한 곰과 약삭빠른 여우'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이렇게 세 권...
'착한 곰과 약삭빠른 여우'를 한참 읽다가 책장을 덮고 물었습니다...
'뒤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어떤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어?' 하고...
큰 아이가 신이 나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스물 세 번... 1년 넘게 만나면서 찾아온 변화인 거 같아 기뻤습니다...
원래 성격일수도... 다문화 가정 아이라서일수도 있겠지만...
말수가 적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세상 모든 것에 정답이 있지는 않다는 거...
생각이 조금 다를수도 있다는 거...
그리고 간혹 틀려도 괜찮다는 거...
그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가끔은 동화책을 고르면서 아이들에게 이 책이 맞는 걸까?
어떤 책이 좋을까?
듣기가 아닌 말하기도 필요한데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고민하는 날도 많습니다...
한시간씩 한달에 두번... 짧은 시간이지만...
어쩌면 짧은 시간이라서 더 고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동화책 읽어주는 선생님...
영춘면 왕자님과 다래동산 친구들에게 불리는 이름입니다...
이 친구들 덕분에 다누리 도서관에 가서 동화책을 고르고...
매달 열 권 내외의 동화책을 읽습니다...
50대를 살아가는 부부가 동화책을 읽으며 동심으로 살아갑니다...
동화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이라는 이름표 덕분에 *^^*
사람들은 가끔 우리 부부를 대단하다 말합니다...
그건 우리 부부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지 싶습니다...
단양이 어딘지도 모르고 서울에서 살다가...
'한옥으로의 귀촌'이라는 마음안의 꿈을 이루게 해 준 곳 단양...
우리의 귀촌을 두 팔 벌려 환영해 준 단양...
그냥 단양이 아닌 '참 좋은 단양'이 되어준 곳에서 단양인으로 살아갑니다...
환대받고 내려왔으니 내가 가진 것도 조금은 꺼내놔야 할 것 같아서...
두리번 거리며 찾다가 동화책을 읽어주기로 ~~~
사람들에게는 부정과 긍정 두가지를 볼 수 있는 눈이 있는 거 같습니다...
고맙게도 내게는 긍정을 볼 수 있는 눈이 조금 더 밝은 거 같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 노안이 오더라도 긍정의 눈은 피해갔으면 좋겠습니다...
귀촌인인 나에게 그냥 단양이 아닌 '참 좋은 단양'인 것 처럼...
단양인 누구에게나 '참 좋은 단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지만 꾸준히 걷다보면 마음이 전해질거라 생각합니다...
'모두 함께 행복한 단양'이 되기를 바라며
동화책 읽어주는 선생님이란 이름표를 오래도록 지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