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단양/단양 이야기

퇴계 이황과 관기 두향의 사랑이야기

사행추 한옥 2015. 5. 17. 10:32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오갈때가 없는 두향을

한 퇴기가 딸로 삼고 기적에 올렸다고 합니다...

두향은 조선 중종 때 단양의 관기로

거문고를 잘 타고 시문에도 능하며 난을 잘 가꾸었다고 전해집니다...

 

1558년 정월에 단양군수로 부임한 퇴계의 나이는 48세였고

 이 때 두향은 방년 18세...

첫부인과 둘째부인과 사별하고 아들까지도 잃게 되어

큰 상처를 안고 부임한 군수를 두향이 가까이에서 모시게 되었답니다...

 

퇴계가 부임하던 날 두향이 매화 화분을 보냈는데

뇌물을 받을 수 없다며 돌려보냈으나

'매화는 고매하고 향기로우며 격조가 높고 엄동설한 눈보라에 시달리면서도

곧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니, 매화처럼 우리 고을을 잘 다스려줄 것을

당부하는 의미'라고 자초지종을 말해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이 후 두향은 매화 한 그루를 더 구해다 선물했으며

퇴계는 그 나무를 등헌 앞에 심도록 해서 여럿이 그 향기를 즐겼다고 합니다...

 

그해 10월에 퇴계의 친형 온계가 충청도관찰사로 부임하자

형제가 상하관계로 있으면 세인들의 오해를 받을 수 있고

공평해야 할 나랏일에도 지장이 있을것을 염려하여

퇴계는 그 즉시 사임 의사를 밝혔답니다...

청렴결백한 성품인 퇴계는 이후 풍기군수로 가게 되었고

두향과 퇴계의 사랑에도 이별의 순간을 맞게 됩니다..

 

퇴계는 두향에게서 이별선물로 받은 매화 한 그루를 도산에 가져다 심었고

이 후 두향은 후임 군수에게 자신의 처지를 고하고 기적에서 물러났다고 합니다...

두향은 퇴계와 함께 지내던 강변을 거닐며 외로움을 달랬답니다...

어느 해 봄 날 인편을 통해 두향의 애달픈 마음을 위로하는 시 한 수를

퇴계가 보냈다고 합니다...

 

누렇게 바랜 옛 책 속에서 성현을 대하며,

비어 있는 방 안에 초연히 앉았노라.

매화 핀 창가에서 봄 소식을 다시 보니

거문고 마주 앉아 줄 끊겼다 한탄을 말라.

 

그 후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고, 퇴계가 병들어 앓아누웠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찾아갈 수 없었던 두향은 칠성당을 짓고 날마다 그의 회복을 빌었답니다.

1570년 어느 겨울날, 퇴계는 침소에 들여놓은 매화 화분을 가리키며

'물 잘 주라'는 말을 남기고 임종을 맞았다고 합니다.

퇴계의 임종 소식을 전해들은 두향은 몇 날 며칠을 통곡하고는

이후 곡기를 끊고 스스로 저승길로 떠났답니다.

자신이 죽으면 퇴계와 함께 노딜던 강선대에 묻어달라는 말을 남기고

두향은 26세의 나이로 저승길까지 따라갔다고 전해집니다...

 

천한 관기의 몸이었지만 오로지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다가

저승길까지 따라간 두향의 순애보...

짧아서 더 애틋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걸까요??

두향과 퇴계이황의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으며

단성향토문화연구회가 주축이 되어 매 해 가을에 두향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두향의 묘비 한쪽에는 월암 이광려가 지은

시 한 편이 두향의 영혼을 달래고 있답니다.

 

외로운 무덤 하나 국도변에 있는데,

거칠은 모래밭엔 꽃도 붉게 피었네.

두향의 이름이 사라질 때면

강선대 바윗돌도 사라지리라.

 

오늘날 우리가 쓰는 1,000원짜리 화폐 앞면에는

퇴계의 초상과 함께 매화 20송이가 있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 사랑하고 긴 이별의 아픔을 살다 간 관기 두향의

안타까운 순정이 반세기가 넘도록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고도 하고

한편에서는 퇴계와 두향은 살았던 세대조차 달랐다며

이는 단지 설화라고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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