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이 난 건 아닌지
비가 참 잘도 온다
어제아침 햇님이 반짝 하길래
살짝 기대했는데
한시간 즈음 그러다가 또 쏟아지고
오늘도 출근전 한시간 남짓
마을산책할 시간만큼 참아주더니
출근 내내 와이퍼를 작동하게 한다
안개 자욱한 출근길
연회색빛 도로를 달리며
오래전 생각에 마음이 시리고 아팠다
해피죤에서 만났던 그 친구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며 살고있을까???
장애인주간보호시설 해피죤
이 친구들을 만난 지 어느새 십년
그때 갓 스무살 넘은 아이였으니
지금은 서른살 초반쯤일 텐데 。。。
그날도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비가 주춤할 때를 기다려도 좋았겠지만
이 친구는 그대로 비를 맞고 들어왔다
굽은다리역에서 센터까지 도보 2분
보통 2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이 친구들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얼마나 비를 맞고 왔는지는 모르겠다
센터에 들어오자마자 전화벨이 울렸고
아이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 왔어! 비 안 와! 하나도 안 와!
비 안맞아! 하나도 안맞아!
창밖엔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데
센터에 들어오면서 비를 잊은 건지~~
센터직원이 물기를 닦아주고
옷을 갈아입혀주고 나니
이내 한기가 드는지 오슬오슬 떤다
난 가끔 그때 그 모습이 생각난다
그땐 몰랐는데
지금은 한편으로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아이엄마 입장에서 비 안온다는 말에
비 안맞았다는 말에 안도했을지도~~
연일 퍼붓는 이 빗속 어딘가에
누군가가 또 그렇게 서있지는 않을까?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했으면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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