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맛있는 음식

두부 조림 ☞ 들기름 듬뿍 양평 맛...

사행추 한옥 2016. 12. 12. 11:02

  

 

 

 

 

 

나는 아무런 예고없이  상상여행을 수시로 떠나곤 합니다...

아무때나...  어디에서든 상관없이...

감수성이 풍부해서 상상의 여행이 좀 더 자유로운 거 같습니다...

 

두부조림이 보글보글 맛있게 끓으며...

고소한 들기름과 칼칼한 고춧가루 향이 주방 가득 퍼질 즈음...

서른 몇 살이었나???  아니 마흔 몇 살 때였나???

집안 행사인 벌초하던 날... 

작은어머님 댁 부엌으로 가있습니다...

 

여기저기 긇히고 벗겨진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고팅이 거의 벗겨져 녹이 보이는 커다란 후라이팬이 놓여있고...

집에서 만든 큼지막한 두부랑 들기름 냄새 가득나는 양념장...

이날 내 담당은 두부조림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양념장을 올려가며 두부가 깨지지 않도록...

조리기만 하면 되는 거였지만 ~~~

 

 

작은어머님께 양념장 만드는 법을 매해 여쭤보지만...

집에 와서 만들어보면 그 맛이 아니더라는...

늘 무언가 부족해서 아쉬웠던 두부조림이었는데...

오늘 아침 보글보글 끓는 두부조림 맛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양평에서 먹었던 오리지날 두부조림 맛이나서 *^^*

 

 

두부조림...  총떡...  메밀전...

요 세가지 맛을 꼭 배워두고 싶습니다...

외식이 흔한 세상이지만...

남편이 가끔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

뚝딱 만들어서 그 추억까지 담아주고 싶은 욕심에서...

 

시어머님을 모시고 아홉 해를 살았음에도...

시어머님께 배운 양평의 맛이 아쉽게도 없습니다...

일한다고 집에 있던 시간이 없었던 탓이지 싶습니다...

그나마 집안 큰일이 있을 때면...

열심히 참석해서 작은어머님께 배운 살림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오늘 아침 상상여행 중에 크게 웃은 건...

'이건 우리끼리는 아까워서 안먹어. 손님이 올 때만 넣어 먹지.'

그러시면서 싱크대 깊숙한 곳에서 3kg 미원봉지를 꺼내십니다...

한쪽 귀퉁이 노랑고무줄로 칭칭 동여 맨 미원봉지...

비싸서 두 분이 드실 땐 안넣으시고 손님 올 때만 넣으신다며...

벌초하는 날 손님이 많으니까 아끼지 말고 넣으라시던...

두부조림 맛을 보다가...

몇 해 전 먼 길 가신 작은어머님이랑 노랑고무줄로 칭칭 동여 맨

커다란 미원봉지 생각을 하며 웃었습니다...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등장하던 몇 가지 음식들...

지금은 어른들도 안계시고 밖에서 식사를 하지만...

제대로 배워서 가끔 남편을 위해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감성이 가미되어 양평 두부조림 맛으로 착각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만든 두부조림 레시피 기록해 봅니다...

 

☆ 미원대신 다시마 한조각과 양파껍질 넣은 간단 채수 준비...

두부는 도톰한 크기로 썰어 준비합니다...

양념장 : 집간장, 고춧가루, 파, 마늘, 후춧가루, 들기름...

(집간장은 많이 짜니까 양념장은 되직하게)

 

★ 두부가 잠길만큼의 물에 다시마와 양파껍질을 넣어

팔팔 끓인 후 건져냅니다...

두부와 양념장을 넣어 중불에 끓이면서...

위 아래 두부의 위치를 바꿔줍니다...

찌개와 조림의 중간 정도?로 국물을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사행추한옥표 레시피에는 정해진 재료와 양이 없습니다...

그때그때 집에 있는 비슷한 재료들로 대체 가능합니다...

 

Tip : 사랑 한숟가락...  정성 한숟가락...

아낌없이 듬뿍 넣으시면 미원보다 훨씬 맛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