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5일 일요일...
아마도 이 날은 내 생에 손꼽히는 좋은날 중...
하루가 될 것입니다...
지난 주중에 아들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첫 월급 받았다며 주말에 바쁜지를 묻습니다...
밥을 사준다기에...
그럼 엄마 서울 가? 아니면 내려올래? 물었더니...
토요일에 내려오겠답니다...
아들에게 맛있는 밥 한 끼는 얻어먹고...
아들이 오면 난 뭘 해줘야 하지???
아들에게 물었더니 김치찜을 해달랍니다...
원이가 오면 뭐 사주려나???
먹고 싶은 거 말하라고 하면 뭘 말하지???
기다리는 며칠이 신나고 설렜습니다...
아이 도착 시간에 맞춰 가마솥 김치찜을 했습니다...
우리 식구 모두 좋아하는 김치찜...
취준생이라는 이름표를 좀 길게 가졌던 아이...
안쓰럽기도 하고 이래저래 마음이 쓰였는데...
잘 적응하는 거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이런저런 일상과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다가...
아이가 말합니다...
아빠! 내년부터는 집안 벌초에 꼭 참석할게요... 라고...
연중행사처럼 행해지던 집안 벌초가...
나름 신경이 쓰였나 봅니다...
여러모로 힘들었나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대견하고 이쁩니다...
아들이 사주는 첫 식사... 무엇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추어탕을 먹었습니다...
귀한 자리였는데... 먹기에 바빠 사진을 놓쳤다는...
한참 먹다가 뒤늦게 생각나서 찰칵!!!
아쉬운대로 남겨봅니다...
아이가 봉투 하나를 꺼내놓습니다...
온전히 한 달을 채우기 전에 받은 월급이라며...
첫월급이라 전액 현금으로 찾았답니다...
첫월급이니까 다 받으시고 이번달까지만 용돈주세요...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대견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자식에게 용돈받는 기분이 이런거구나!!! 싶기도 하고...
이 아이 낳은지 28년 9개월 만에...
아이는 이렇게 경제적 독립을 하나봅니다...
추석에 내려온 아이에게 미리 주문했던 선물...
카메라 삼각대...
예전에는 자식이 첫월급 받아 부모님 내의 선물했다는데...
엄마는 카메라 삼각대 하나 사주면 좋겠다고...
아이가 오면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오늘 아침 아들이 사 준 삼각대 펼쳐놓고...
카메라 자동 설정해서 이렇게 또 신이 납니다...
아들은 대개 나이 삼십 되어야 앞가림 한다는 말을...
위로 삼아가며 기다렸는데...
스물아홉 살 가을에... 드디어 우리 아이도...
첫월급이라며 봉투를 내밉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지금껏 그랬던 거 같습니다...
평균을 믿기보다 아이의 상태를 먼저 살피려 했고...
조금 늦다싶어도... 아이가 손 놓을 때까지 기다려줬고...
아이에 대한 걱정 보다 아이가 잘 할 거란 믿음을...
앞에 두려 노력하면서...
아이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줬습니다...
우리부부도 부모가 처음이라 서툴기도 했고...
맞벌이하느라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고...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주지못해 미안했던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돌아봐도 부족함 많은 부모인데...
아이에게 좋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남편 나이 예순 살인 2017년에...
이 날을 자축하고...
아이의 밝고 건강한 미래를 응원합니다...
김원종!!! 파이팅!!!
부모라는 이름표 달고 살게 해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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