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칠년 쯤 전
여자가 남자에게 시골 가서 살고 싶다고 했을 때
이 여자가 적응하고 살 수 있을까를 걱정했다는 남자
남자의 걱정에 여자는
살아봐야 알지, 어떻게 가보지도 않고 걱정부터 하느냐고!!!
오랜 고민도 없이 그냥 그렇게 내려온 남자와 여자
첫 해는 집 짓느라 바빴고
이후부터는 주변을 기웃거리며 텃밭가꾸기를 시작합니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보냈다는
남자의 짧은 상식과 귀동냥으로
어설픈 텃밭가꾸기가 이어집니다
그래도 재작년 보다 작년이
작년보다 올해가 아주 쬐금 나아지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게 오밀조밀 재미난 텃밭을 만들어갑니다
이른 봄 모종 몇 포기 사다심기도 했지만
그 중 일부는 시들시들 죽기도 하고
작년에 떨어진 씨앗 몇 알이
긴긴 겨울잠에서 깨어 시들어 죽은 모종을 대신해줍니다
시골에서 나고자라 귀촌해도 끄떡없다는 남자를
여자는 찰떡같이 믿었건만
텃밭 가꾸는 솜씨
앞마을 밭에 마늘심고 고추심는 거 봐가면서
따라하는 거 보고 뭐 그냥 ~~~
몇 년 살아본 경험으로 여자도 이제는
호박이 며칠 쯤 더 자라면 먹을 수 있을지
알 것도 같다고 큰소리치면서
어설프지만 재미나게 텃밭놀이를 즐깁니다
원하는 날짜에 정확하게 나오는 공산품이 아니기에
가끔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 싱싱먹거리는
올해도 랜덤입니다
오이 호박 가지 상추 깻잎 방울토마토 고추 호박잎쌈
참외 포도 복숭아까지
어떤 손님이 어떤 먹거리 맛을 보시게 될 지 미리 알 수 없습니다
'우리 > 우리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 끝자락에서 (0) | 2018.07.31 |
---|---|
아로니아가 익어갑니다 (0) | 2018.07.24 |
초록아이들의 여름이야기 (0) | 2018.07.19 |
사행추한옥표 단양마늘 (0) | 2018.07.16 |
단양한옥마을 사행추의 여름이야기 (0) | 2018.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