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중년부부_여자의 생일

사행추 한옥 2019. 11. 14. 05:00



11월 12일은

쉰네살 여자의 생일입니다






생일인 여자의 퇴근시간에 맞춰

남자가 김밥을 말아놓고 기다렸다고 。。。

딱 그 이야기만 들으면 감동을 하겠지만






음력 시월 초하루 / 양력 11월 12일

딱히 무얼 하는 건 아니지만

음력부터 양력까지 생일주간이라고

매해 여자는 크게 소문을 냅니다






소문이래야 뭐

남자랑 둘이 사는 집이니 만큼

말 그대로 생일주간일 뿐!!!






휴가 내고

가을소풍을 다녀와도 좋았겠지만

회사업무가 많아 그럴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주말에 나들이가자 했더랬는데 단양꿈나무들과

전래놀이하며 하루하루 신나게 보내는 남자






사례발표를 하게 되었다며

그 자료를 만들어야 한대서 주말도 쉼없이

손님맞이하랴 자료 만들랴 바삐보내고






참고로 남자는 컴맹과 다름없으며

여자 역시 발표용 자료를 만들어 본 경험없음


암튼 우여곡절 끝에 주말보내고






월요일아침 출근 위해 차를 탔는데

문득 왜 이리 바쁠까 싶은 생각이 밀려와

남자한테 말했더니






그래도 재밌게 바빠서 좋지 않아?

당신은 재밌게 바빠서 좋은지 몰라도

난 정신없이 바빠서 힘들어!!!






그렇게 출근하면

최소한 밥 한 끼 준비는 해줄거라 생각했으나

여자만의 착각이었다는 。。。






월요일 퇴근 후

낼 저녁엔 인문학 강의 있는 날이고

아침엔 뭐 먹어? 여자의 말에

낼 아침 먹을 식빵 있어!!!

눈치없는 남자 해맑게 말합니다


내일이 생일이라고~~~





여자가 남자에게 대화요청합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너무 바빠 재미가

없단 말까지 했는데 아무런 느낌이 안들어요?

난 너무 없이 살아서 돈 쓰고 사는 게 머릿속에 없나 봐!

여보! 없이 산 세월보다 나랑 산 세월이

이제 더 많아졌는데 계속 그런 말을 하고 싶어요?

아, 그렇구나!






이 과정을 거친 후 여자는

생일날 저녁 남자가 말아준 김밥을 먹었습니다

꼭꼭 씹어가며 맛있게


여기에서 기록할 한가지

남자생각에도 여자가 서운할 거 같아서

본인 김밥엔 햄을 뺐다며 스스로 내린 벌이랍니다






예순살이 넘고 머리카락이 하얘졌지만

남자는 아내의 칭찬이 좋답니다


아내가 웃을 때 최고로 행복하다는 남자를 향해

여자는 환한 웃음을 보내줍니다






여자의 생일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다가

노후에는 추억을 이야기하며 끝까지 함께하기


남자와 여자의 약속은 오늘도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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