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가을앞에서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누렇게 변해가는 풍경이
우리네 모습과 어딘가 닮은듯하다
쓸쓸하게도 보이고
가엾고 아파보이기도 하고
대부분의 추억은 아름답건만
아프고 싸해지는 감정을
뚝 떨어진 아침기온 탓이라 말하기엔
변명이 많이 궁색하다
내 나이 서른 언저리
한참지나 돌아봐도 많이 버거웠다
생각만으로도 숨 가쁠 만큼 。。。
그 때 장사하며 시어머니를 모셨다
아이를 친정에 맡겨둔 채로!
의무와 책임만 있을 뿐
권리도 선택도 없고
며느리는 그래야한다고! 에휴~~
지금 생각해보니
갈수록 아이가 되어가는 시어머니를
이해하기엔 내가 너무 어렸었다 。。。
가끔 어머님 뵈러 손님이 오셨다!
집안 어르신이 편찮으시니
문병은 당연한 일이었으나~~~
시어머니 간호하는 며느리 입장에선
손님맞이 식사준비도 쉽지않았다 。。。
오십중반이 된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으나
참으로 아팠던 나의 젊은 나날들!
사촌형님 내외분이 다녀가셨다
어머님과 담소를 나누시는 동안
난 식사준비를 했고 ~~~
배웅 후
어머님께서 서운함을 드러내셨다
어쩌다 찾아오는 조카들마저
얼른 쾌차하시라고 말하는데
함께 사는 며느리에게
들어보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내 아이도 맘껏 보지못하고
동동거리며 가게 나가 장사하랴
며느리 노릇하랴
그 와중에 문병오는 손님식사까지 챙기며
정신없이 살고있는 내게
아무리 환자라지만 어른인데!
서러웠다!
어쩌다 와서 하는 그런 인사라면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며느리의 수고는 보이지 않고
그렇게 다녀가는 자식들의 한마디가 그리 좋으실까!
이후 그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불편했다
입맛 없어도 드세요!
억지로라도 드셔야 일어나시지요!
이렇게 누워계셔서 어떡해요!
가식처럼 들리는 말말말
상처받고 상처에 아파하면서
시어머님 마지막 배웅까지 해드렸다
며느리는 그래야한대서~~~
그렇게 세월가고 어르신들 문병을 가서
나 역시 그 비슷한 인사를 한다
모시는 자녀들의 눈치를 살짝 보면서
또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면서
그리고 나의 아픈 추억을 웃으며 말해준다
가끔은 문병오는 사람들이 버겁고 밉기도 했다고
많이 힘들고 아팠는데 어느새 추억이 되었다고
치유! 치유가 된건가?
아직도 가끔 울컥하지만 그럭저럭 괜찮다.
당신만 참으면 집안 모두 조용할거라 말하던
남의편이던 남편이 늦게나마 미안하다 사과하며
내편이 되어준 것이 약이 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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