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 끝날
내 인생 쉰여섯번째 5월과의 이별
내 기억속엔 없으나
사랑 먹으며 쑥쑥
부모님 품에서 보낸 5월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학교에서 준 과자와 빵을
한아름 안고 오다
종이봉지가 뜯어져 동동거릴 때
지나던 아주머니가 비닐봉지 가져다
옮겨담아주셨던 따뜻한 기억
바람타고 전해오는 아카시아 향이 아름다운~
꽃편지지에 손글씨 꾹꾹 눌러 쓴 편지
우체통에 넣어 보내고 친구 소식 기다리던 날들
입덧으로 며칠 째 누워지내다가
열흘만이었나? 식탁에 앉았을 때
반가이 맞아주셨던 시아버님
큰형님 댁에 모셔다드리고
사흘쯤 지나 가게 문닫고 늦은시간
뵈러 갔을 때
아무말씀없이 손잡아 주시며 해주셨던
아버님과의 마지막 아이콘택트
그날도 5월 끝날이었지 싶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부모가 되어
아이가 갖고 싶다던 제트카를 사주고
동물책상을 사주며 행복했던 5월
어버이 은혜 감사합니다
삐뚤빼툴 글씨로
울퉁불퉁 어설프게 접은 종이꽃에
눈물 찔끔 흘리던 초보엄마의 감동
그런날도 지나왔고
부부의 날
일상에 의미 담기 좋아하는 나
또 하루 이름붙일 수 있다며
설렘 가득 달달한 추억
나이 먹어 좋은 건~
꺼내 볼 이야기가 많아진다는 거
돌아보니 5월 추억이 참 많다
여름 오는 길목
오늘은 5월과 이별하는 날
좋은 건 좋은대로
아픈 건 아픈대로
소중한 나의 삶속에 저장해 놓고
가던 길 멈춰 서서 찰칵찰칵
풍경 담을 수 있는 여유로운 일상에 ~
무탈하게 지낼 수 있었음에 ~
고마웠다고
떠나가는 5월에게 살포시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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