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부부이야기] 벚꽃 속 추억 하나

사행추 한옥 2023. 4. 10. 09:55

 

 

 

그때 거기도 그랬었다

 

 

 

 

 

35년 전

흐드러지게 핀 벚꽃

꽃비 되어 날리던 날

 

 

 

 

 

경주의 벚꽃 명소

보문단지 거닐며

사랑을 약속했던 날

 

 

 

 

 

하얀색 같은데

모여진 꽃잎에서 수줍은 듯

분홍빛 띠는 꽃잎처럼

 

 

 

 

 

그때 우리의 사랑 빛이

그랬는지 모르겠다.

하늘하늘 벚꽃잎 닮은 사랑

 

 

 

 

 

흐드러지게 핀 꽃의 무게

견디다 견디다 견뎌내지 못하고

꽃비처럼 흩날려 보내던

 

 

 

 

 

벚꽃나무의 아픈 속내를

아름답지만 시린 추억으로

그날 그곳에서 담아왔다

 

 

 

 

 

4

결혼기념일 즈음이면

늘 벚꽃이 피고 진다

 

 

 

 

 

우리의 사랑이 먼저인지

벚꽃 추억이 먼저인지

그건 잘 모르겠으나

 

 

 

 

 

이맘때가 되면 늘

하늘하늘 벚꽃잎 같은

서툰 사랑이 떠오른다

 

 

 

 

 

이후 매해

한 번씩 찾아오는 벚꽃은

언제나처럼 그렇게 변함없지만

 

 

 

 

 

그 꽃을 서른다섯 번

만나는 동안

사랑은 조금씩 익어간다

 

 

 

 

 

경주에 두고 온 벚꽃 추억

올해는 단양에서 꺼내 보며

이야기 하나 더 담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