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거기도 그랬었다
35년 전
흐드러지게 핀 벚꽃
꽃비 되어 날리던 날
경주의 벚꽃 명소
보문단지 거닐며
사랑을 약속했던 날
하얀색 같은데
모여진 꽃잎에서 수줍은 듯
분홍빛 띠는 꽃잎처럼
그때 우리의 사랑 빛이
그랬는지 모르겠다.
하늘하늘 벚꽃잎 닮은 사랑
흐드러지게 핀 꽃의 무게
견디다 견디다 견뎌내지 못하고
꽃비처럼 흩날려 보내던
벚꽃나무의 아픈 속내를
아름답지만 시린 추억으로
그날 그곳에서 담아왔다
4월
결혼기념일 즈음이면
늘 벚꽃이 피고 진다
우리의 사랑이 먼저인지
벚꽃 추억이 먼저인지
그건 잘 모르겠으나
이맘때가 되면 늘
하늘하늘 벚꽃잎 같은
서툰 사랑이 떠오른다
이후 매해
한 번씩 찾아오는 벚꽃은
언제나처럼 그렇게 변함없지만
그 꽃을 서른다섯 번
만나는 동안
사랑은 조금씩 익어간다
경주에 두고 온 벚꽃 추억
올해는 단양에서 꺼내 보며
이야기 하나 더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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