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끄적끄적] 태풍 카눈을 보며

사행추 한옥 2023. 8. 10. 15:46

 

 

 

꼼짝마!

태풍 북상으로 창밖을 내다보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며칠 전부터 전해지는 예보에

귀 기울이며 이동 경로를 확인한다.

 

 

 

 

 

바람 불고 비도 많이 오지만

오늘 나갈 일 없고

우리마을은 무탈하게 넘어갈 거 같은데~

 

걱정한다고 달라질 게 없음을

알면서도 오늘 저녁

 

태풍이 서울을 지날거란 예보에

아들의 퇴근이 맞물리지 않을까 아침부터

걱정을 끌어안고 있다.

 

 

 

 

 

덥다는 이유로 여름 내내

휴대용 가스레인지

마당에 꺼내놓고 조리하거나

최대한 가열하지 않는

음식 위주로 끼니 해결했는데

 

오늘 아침

뜨끈한 국물 생각이 나서

멸치육수를 우려 식사 준비를 했다.

 

 

 

 

 

무얼 할 수 있을까?

자연 앞에서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

 

 

 

 

 

매일매일 새롭게 만나는

풍요로움 속에서 아무런 불편없이

익숙함에 젖어 살지만

 

이렇게 불쑥 찾아오는 기후변화엔

속수무책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순간의 편안함을 누리는 지금

작은 불편을 거부하는 지금

무언가를 또 거스르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지금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일까?

나는 무얼 해야 할까?

 

툇마루까지 흠뻑 적시고도

그칠 줄 모르는

비를 보며

내가 해야 할 숙제를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