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작가 최정옥

[포토에세이] 피자두

사행추 한옥 2024. 6. 25. 20:15

 

 

 

산딸기도 아니면서

잎새 뒤에 숨어 숨어서

산딸기처럼 산딸기 놀이를 한다.

 

혼자 놀기 심심할까 봐

살짝 들춰봤다.

 

까꿍!

 

발그레

탱글탱글

반갑다

 

 

 

 

 

가지를 살짝 들춰보니

주렁주렁

올해도 제법 많이 달렸다.

 

빨갛게 물든 피자두를 보니

생각나는 노랫말이 있다.

 

♩♪♬ 잎새 뒤에 숨어숨어 익은 산딸기

지나가던 나그네가 보았습니다.

딸까말까 망설이다 그냥 갑니다. ♩♪♫

 

흥얼흥얼

한참을 흥얼거리다

궁금증이 일어 찾아보니

 

강소천 선생님 작사

정세문 선생님 작곡

동요 산딸기란다.

 

 

사오십 년을 흥얼거리고 나서

이제야 알았다.

 

 

 

 

 

말없이

그 자리에서

묵묵히 몫을 다하는

나무를 보면서

나의 삶을 돌아본다.

 

<글/사진 최정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