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작가 최정옥

[중년일기] 서로가 지닌 감성의 차이

사행추 한옥 2024. 7. 8. 16:38

 

 

 

백미러와 차창 사이에

능소화 꽃잎이 앉아있다.

출발하려다 말고 뒤적뒤적

가방 속 휴대전화기를 찾는데

배웅하던 남편이 다가와 묻는다.

 

왜 그래?

 

능소화가 저기 있어!

 

얼른 가. 조금만 가면 떨어질 거야.

 

 

그게 아닌데

예뻐서 찍으려고 했는데

얼마나 갔을까, 금세 날아가 버렸다.

 

。 。 。

。 。 。

 

아! 찍었어야 했는데

 

 

 

 

 

다름이란다.

다름

 

서로가 지닌 감성의 차이

 

화장실이 급했던 남편의 시간과

잠시 주변을 둘러볼 만큼의 여유가 있었던

내 아침시간의 차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백미러에 살포시 올라앉은

능소화를 보고도

아무런 감흥이 일지 않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