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일 목요일
두근두근
처음은 언제나 떨린다.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 도서관 프로그램
산책 프렌즈 교육과정을 마치고
지난 7월부터
책놀이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8월 첫 번째 날
나에게 시간이 주어졌다.
대상은 초등 저학년!
책 선정을 고민하다가
요즘 푹 빠져 읽고 있는
이정록 작가의 동시
‘콧구멍만 바쁘다.’를 고른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
♡ ♡ ♡ ♡ ♡ ♡ ♡ ♡ ♡
최소 예닐곱 명은 되겠지, 했다가
세 명임을 확인하고
놀이 계획 일부를 수정했는데
아뿔싸!
가서 보니 한 명이다.
♡ ♡ ♡ ♡ ♡ ♡ ♡ ♡ ♡
눈동자는 똘망똘망
표현은 또박또박
시가 무언지 아느냐는 물음에
시를 써보겠다며 종이를 달라 더니
한 글자 한 글자
쉼 없이 써내려간다.
아이가 쓴
행복이라는 글자를 보고
행복이 뭔지 아느냐고 물어보니
한참 생각하고 나서
말하길
뜻은 잘 모르겠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거란다!
이어서 언제 행복했냐고 물으니
감기 다 낫고 아이스크림 먹었을 때라며
환하게 웃어준다.
♡ ♡ ♡ ♡ ♡ ♡ ♡ ♡ ♡
또 한 장의 종이를 달라 더니
모두모두 잘 자라며
엄마 아빠 동생에 이어
가로등과 아파트까지 내꿈꾸란다.
아이 글을 보고 질문을 이어갔다.
가로등이 무슨 꿈을 꾸면 좋겠냐고?
노랗게 비친 가로등이 달걀노른자 같다며
같이 노는 꿈을 꾸면 좋겠단다.
틀린 글자가 하나 보여서
바로 써서 보여줬더니
아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초등 1학년 아이의 즉석 자작시
『행복』
『모두모두 잘자요』
2편의 아동시를 선물 받았고
♡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찾았다.
아이를 꼬옥 안아주고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물으니
사랑해요
라는 말로
또 한 번 감동을 건넨다.
♡ ♡ ♡ ♡ ♡ ♡ ♡ ♡ ♡
바쁜 내 콧구멍
앞니 두 개 뽑았다.
대문니가 사라지자
말이 술술 샌다.
침이 질질 흐른다.
웃으면 안 되는데
애들이 자꾸만 간지럼 태운다.
갑자기 인기 짱이다.
귀찮아서 죽겠다.
입 다물고 도망만 다닌다.
콧물 들이마시랴 숨 쉬랴,
콧구멍만 바쁘다.
♡ ♡ ♡ ♡ ♡ ♡ ♡ ♡ ♡
아이와 함께 읽은
이정록 작가의 바쁜 내 콧구멍
모셔둔다.
마침 아이도
앞니 두 개가 빠지고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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