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2일 금요일
열 살의 작약 꽃에게



안녕!
십 년쯤 전이었나?
맨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발그스레한 모습을 보기 전까지
한참을 고민했어.
뽑아버려야 할까?
그냥 두어야 할까?
너의 정체를 잘 몰라서 그랬었지.





가만 생각해 보면
넌 그때 웃음 참느라 힘들었을지 몰라.
아니, 어쩌면 불안했을지도 모르겠다.
너의 화려함을 모르고
몇 날 며칠 고민하는 날 보면서
웃었다가 초조했다가 ~
발그스레하던 그 감정이 쌓이고 쌓여
눈부시도록 화사한 빛깔로 오는 거,
맞지?



궁금증 안고
오랜 기다림 끝에 널
맨 처음 마주한 순간
기억 저 편
아주 오래 전 생각 하나가 깨어났어.
외할머니 댁 뒤란 가득했던 꽃
그 꽃이 우리 집 마당 안으로 들어온 거야.
의도치 않은 만남이 놀랍고 반가웠어.
반가움 속에서
그 옆 앵두나무 생각도 나더라.
여름방학까지 나무에 달린 채
빨갛게 익은 앵두가
기다려주길 간절히 바랐지만
그 바람이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워하던 열 살 아이의 마음까지...





그나저나 어떻게 알았어?
우리 집을.
내가 있는 거 알고 온 거야?
혹시
우리 외할머니가 알려주셨니?
매해 놀러오는 널 보면서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귀촌해 사는 내 모습이
반가우셔서
누가 이사하면 이사 선물로 화분 선물하는 것처럼
할머니가 보내주셨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까
네가 더 반갑고 좋아졌어.





아, 그리고
그 자리는 어떻게 정한 거야?
그것도 할머니가 알려주신 거야?
네가 있는 대문 옆 그 자리는 명당 중에 명당 같아.
거실에서 내다보면 바로 보이는 ~
그래서 널 따라 웃게 되더라.


여름 부르는 막바지 봄비가
힘차게 내리고 나서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널 보면서
더 늦기 전에
마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잘 지내다 가고
우리 외할머니 뵙게 되면 전해줘.
감사하다고.
잘 지내고 있다고.
가끔 할머니 생각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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