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사행추 한옥 2017. 12. 11. 11:00


남편한테도...   아이한테도...

가끔 편지를 쓰곤 했더랬는데...   한동안 뜸해졌습니다...


치유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단양 인문학 강의...

편지쓰기 숙제를 통해 아들에게 마음을 전해봅니다...

아주아주 오랜만에 *^^*






To. 아들!!!


어느새 12월...   덩그러니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며 올 한 해를 돌아본디...

2017년...   우리 아들에겐 어떤 해였는지...   한 번 쯤 돌아봐도 좋을 듯싶네...


지난 1월 공무원 시험 발표일...

오전에 집에서 아들 전화 기다리다가

연락이 없어 안되었나보다 생각했더랬지...

아빠랑 이야기하면서 안되어서 어쩌지???  보다...

우리 원이 힘들어 어쩌지???

여러모로 힘들었을 텐데...

결과가 안좋아 실망이 클 텐데 어떡하지???

아빠랑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알고...

이게 부모맘인가 보다 싶었어...


힘든 거 바라보기만 할 뿐 해 줄 게 없어서 마음 아팠던 날들...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좋은날이 오기를 기다렸지...

그러다 출근했다며 집 얻어야 할 거 같다는 연락했던 날...

어떨지 몰라 출근 먼저 했다고...

다닐 수 있을 거 같아 말씀 드리는 거라고...

그 전화 받으면서 또 한 번 느꼈지...

우리 아들...   참 신중한 녀석이야!!!


요즘 단양평생학습센터에서 하는 인문학강의를 듣고 있단다...

치유라는 주제로 8회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인데

편지쓰기 과제를 내줬어...

가급적이면 사과하고 싶은 가족에게 써보라고 권하는 거야...


강의 중에 어린아이들 우는 거 그냥 두라고...

강제로 울지 못하게 하지 말라고...

그 이야기 중에 원이 어릴 때 잘 운다고 야단쳤던 거...

엉덩이 때려줬던 거...

사흘 동안 매일 한 차례씩 원이 엉덩이 때려줬던 거...

더 정확히 말하면 한참 지난 뒤에

원이가 엄마한테 맞고 컸다는 말을 했던 거...

그 때 원이 말 듣고 엄마가 놀랐거든...

강의 중에 그 생각이 나는 거야...


원이는 본인의 감정 표현을 잘 하는 아이였는데...

엄마가 몰라서 울지도 못하게 했던 거...

늦었지만 사과할게...   진심으로 미안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변명을 보태자면 너무 이른 나이에 엄마가 되어서

더 몰랐던 거 같아...

한가지 더 고백하자면...

이제는 원이의 마음 헤아려줄 수 있는 든든한 엄마이고 싶다는 거...

살아가면서 힘들 때...   지칠 때...   편이 필요할 때...

친구해줄게 *^^*


아직 원이가 이해하기엔 좀 어리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를 믿어주는 한사람의 힘'이라는 책을 나눠주고 교재로 사용하는데...


아빠와 엄마는 이 책을 읽고 강의 들으면서 같은 생각을 했단다...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아빠에게는 엄마였고, 엄마한테는 아빠였다는 거...

그리고 원이한테도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

아빠와 엄마는 원이를 믿어주는 부모였다 생각하는데

원이 생각이 어떨지...   그건 원이 몫이니까...

그리고 원이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원이한테 편지 쓰는 거 참 오랜만이지???

전역하고 처음인가???   기억에도 없네...


아들!!!   알고 있지???

언제 어디에서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거...

원이에게 받은 가장 큰 선물...

엄마라는 이름표를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과거 현재 미래...

언제를 떠올려도 행복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그런 존재라는 거...


아들이고 엄마니까 이런 감정이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

욕심이 있다면...

원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거야...

그러기 위해선 원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   알지???



원이한테 부족함 많은 엄마라서 미안하지만...

부족한 엄마한테 근사한 아들로 와 줘서 아주 많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하늘 만큼 땅 만큼 ♡♡♡


2017년 12월 4일 월요일에...

엄마가...






써 놓은지 꽤 여러날이 지났는데...

이 편지를 이제 부쳐야겠습니다...


내 아이의 밝고 건강한 미래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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