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귀촌일상] 살아보니 삶이라는 게

사행추 한옥 2022. 4. 29. 15:55

 

 

 

국민학교 다닐 때

'국군장병아저씨' 라는 호칭으로

위문편지를 썼더랬습니다

 

'아저씨' 라는 호칭 때문이었을까?

 

그때는 스물 넘으면 다 어른인 줄 알았습니다

 

 

 

 

 

그 나이가 되어서

스무살이면 어른일까? 생각했었고

 

 

 

 

 

건강하게 자란 내 아이 나라의 부름 받은 후에야

스물이란 나이도 애송이란 걸 알았습니다

 

 

 

 

 

 

삼십대를 살 때는

쉰이란 나이가 되면 모두 부자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돈도 많고 여유도 있고 시간도 넉넉한 ~

 

쉰 언저리에 있고 나서야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어른일수록

생각의 폭도 넒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아름다운 황혼!

모든 어른에게서

저절로 품위가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내 나이 쉰일곱

어쩌면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여유롭고 넉넉할 때는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귀촌 9년 차로

7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춥지도 덥지도 않은 요즘

마을 어르신들이 자주 나와 계십니다

 

출퇴근 길에 어르신을 뵈면

잠시 정차 후

창문 내리고 늘 같은 인사를 나눕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아침 일찍 어디 가요?

저 출근해요!

어디 일 다녀요?

네 회사요!

아아~ 잘 다녀와요 ~~~

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어디 갔다와요?

퇴근하고 오는 길이예요!

어디 일 다녀요?

네 회사 다녀요!

식당에서 일해요? 힘들었겠네!

 

 

 

 

 

7년 째

출퇴근 중에 가끔 어른들과

같은 이야기를 늘 처음처럼 나누고 있습니다

 

 

 

 

 

가끔 울엄마도

며칠 전 통화중에 하신 말씀을

처음처럼 말씀하실 때가 있습니다

 

앞마을 어르신이 내게 그러시는 것처럼

울엄마도 누군가에게 그러실지 모르지만

울엄마 맘 상하지 않게 받아주면 좋겠습니다

 

 

 

 

 

살아보니 삶이란 게 그런 거 같습니다

 

그렇게그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거

 

그게 인생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