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부부이야기] 남편이 스팸 굽는 날

사행추 한옥 2022. 7. 22. 05:01

 

 

 

2022년 7월 20일 흐리고 습한날

 

이직 사흘째 저녁

 

6년 넘게 해주는 밥 먹고 출근하다

17일 쉬는 동안 같이 밥해먹으며 즐긴

휴식기의 시간도 좋았는데

 

18일째 되는 날부터 출근하게 되어

다시 밥당번이 된 남편

 

 

텃밭 가지 몇 개 따놓고

이웃에서 준 노각도 하나 있는데

어떻게 반찬을 만들어야 하냐고 묻는다 。。。

 

퇴근 후 바로 양념할 수 있도록

가지는 찜기에 살짝 쪄서 식혀주고

노각은 길고 가늘게 썰어 소금에 절였다 물기 빼달라고~

 

퇴근해 들어가니 변신한

가지랑 노각이 날 기다리고 있다~~~

 

조물조물 가지랑 노각 무쳐놓고

밥 데워 비벼먹자 했는데

스팸 하나 썰어 후라이팬에 굽는다 。。。

 

뭐야?

 

그냥~

일하고 왔는데 반찬이 좀 그런 거 같아서!

 

비빔밥에 스팸이 좀 생뚱맞긴 하지만

뭐 남편 마음이다 생각하고 먹으니

그런대로 맛나다 *^^*

 

스팸 구워줄까?

아주 가끔 남편이 묻는 날이 있는데

이 말은

있는 재료로 밥상차리기 버겁다는 말

즉 장보러 갈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

 

 

 

 

 

 

 

여기까지 35년차 중년부부

58년생 개띠남편과 66년생 말띠아내의

무더운 여름날 하루일기였습니다 *^^*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세월

둥글둥글 편하게 채워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