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빗소리에 잠이 깼다
뒤척이다 컴퓨터를 켰다
단양에서 맞는 아홉 번째 여름
허허벌판이던 택지가 새주인을 만나
스물한가구 한옥이 들어섰고
좁다랗던 마을앞 덕평교가 넓어졌고
지하수에서 상수도로 물이 바뀌어
장맛비가 내려도 흙탕물 걱정이 없어졌다
아홉해전까지 수십년 살던 강동구는
어쩌다 한번씩 올라가다 보니
어디가 어딘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늘 산책하며 보았던 아파트들은
십 년 세월 지나는 동안 재건축 끝내고
세련되게 변신한 모습에 그저 낮설기만 하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
팔까? 말까?
고민하던 아파트는 재건축 앞두고
두배 가량 올랐다는데
정작 재건축은 언제 할지도 모르고
분담금은 얼마나 될까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란다
원하는 것이 내게로 오기까지는
최소한의 댓가지불을 원하고
내 손에 쥐게되면 그때부터
올라가길 바라는 우리네 심리는
욕심일까? 당연함일까?
이래저래 환경은 좋아지고
주변은 날로 발전하는데
어쩌다 만나는 사람들은 늙어간다
마음은 청춘이라는데
모습도 생각도 사고도 늙어간다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데
과연 그럴까?
미사여구가 위로처럼 느껴지는 건
한밤중에 들리는 빗소리 때문일까?
끄적끄적 잠 안오는 새벽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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