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중년일기] 까마득했던 그 날이, 오늘

사행추 한옥 2024. 1. 26. 13:12

 

 

 

만기 보험금을 탔습니다 。。。

 

 

 

 

 

30년 전에 가입한 암보험

불입기간 10년

만 65세 지난 1월 보험금 지급

 

 

 

 

 

서른 언저리에서

예순 즈음을 상상할 수 없었는데

까마득하던 그 날이 왔습니다 。。。

 

 

 

 

 

조금 이른 결혼으로

이미 엄마가 되었던 나는

아이를 데리고 가게에 나갔고

 

 

 

 

 

아르바이트 직원이던 미혼의

동갑 여인이 보험회사에 취직했다며

암보험 청약서를 불쑥 내밀었습니다 。。。

 

 

 

 

 

나는 삼만이천원

남편은 삼만팔천원

칠만원의 돈을 십 년 동안

매달 납부하고

65세가 지나서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대서

반갑지 않았으나

 

 

 

 

 

빠듯한 살림이던 나보다 더

힘들다는 그녀를 위해

없는 셈 치기로 하고 응했는데

세월이 흘러 흘러

그날이 왔습니다 。。。

 

 

 

 

 

오래오래 묵혀둔 보험금도 반갑지만

생활비 쪼개어 저금하며 살던

오래전 젊음 또한 신선하고 반갑습니다 。。。

 

 

 

 

 

본인 코가 석 자라며

불쑥 청약서 내민 그 여인은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으려는지 ~

가까이 있음 밥 한 끼 먹었을 텐데

어딘가에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