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작가 최정옥

[중년일기] 쉰여덟 번째 생일

사행추 한옥 2024. 12. 14. 16:29

 

 

 

2024년 11월 12일 화요일

 

쉰여덟 번째 생일

 

뭐가 그리 바빴을까???

 

한 달 하고

또 이틀이 지나고 나서

사진첩을 뒤적이며 돌아본다 。。。

 

 

 

 

 

세상에 태어난 날!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날에

꼭 특별함을 더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넘기기엔

무언가 서운하다!

 

카카오톡을 통해 여기저기서

형식적으로 보내오는

축하 메시지들이

 

자잘한 감정을 불러 모은다 。。。

 

 

 

 

 

투썸플레이스의

떠먹는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과

아메리카노 두 잔

 

시골 사는 누나에게 보낸

동생의 선물

 

2025년 11월 13일

 

교환권에 찍힌 날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어, 내일까지야?


서둘러

카페 검색해 다녀와서는

 

 

 

 

 

퇴근하며 전화한

아들에게

커피 쿠폰 날짜가

왜 이리 인색하냐고 물었더니

날짜 잘못 본 거 아니냐고

되묻는다 。。。

 

아뿔싸!

 

맨 앞에 쓰인

2025년을 왜 못 봤지?

 

진작 확인했으면

한동안 품고 지내면서

작은 설렘 하나

 

간직할 수 있었을 텐데 。。。

 

 

 

 

 

이거 먹고 마트 가자!

 

커피랑

케이크 앞에 놓고

마주 앉은 남자가 말한다 。。。

 

아내의 생일인 만큼

밥 한 끼 해줘야겠다는

생각은 했으나

 

올해도 별 변화는 없나 보다 。。。

아니

있기는 하다!

 

소고기 돼지고기에서

양고기를 생각해 냈으니 。。。

 

 

 

 

 

폭죽 터뜨려줄게!

 

언젠가 민박 손님이 두고 간

폭죽 하나를

버리지 않고 뒀단다

 

오늘을 위해서!

 

내가 여기서 감동을 해야 하나???

 

생일을 쉰여덟 번 보내고 나니

 

그럴 수 있지!

그래서 그랬겠지!

마음이 속삭인다 。。。

 

세월에게서 받는 선물이

참으로 값지다 *^^*

 

나이 값하며 살 때가 오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