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듯 내려온 단양
대책 없는 귀촌
십 년이 지나 돌아보면
저 말이 딱 맞는 것도 같은데
만족하며 살고 있으니
그러면 된 거 아닌가 싶다 。 。 。
십 년 동안 한결같이
좋았다고,
아이들도 잘 자라고
일도 잘 풀리고
무탈하게 살았다고 말해준
덕분에 집 걱정 않고
잘 지냈으리라 。 。 。
사는 동안 엮어가는
수많은 인연 중에
참말 좋은 인연이었다 。 。 。
언제나 십 년!
재건축의 시작은 보이지 않고
내려올 때도
십 년은 걸린다더니
지금부터 또 십 년이라는 말에
아주 작은 오피스텔에 있는
아들에게 들어갈래?
물었더니 좋지요, 한다 。 。 。
최소한의 이사 비용과
최소한의 수리로
43년 된 아파트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에
추억을 말한다 。 。 。
아, 추억!
부부의 젊은 날만 생각했었는데
아이에게도 추억이 있었구나!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곳
군입대 앞두고
밤새워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고
취업 준비를 하고
그리고
또
엄마가 모를 추억도 가득하겠지 。 。 。
오래전 추억을 떠올리며
새로운 추억을 담는다 。 。 。
벽에 페인트를 칠하고
단양으로 갔던 그릇 중에 몇 개를
상자에 담아
‘다시 우리 집’이라 적고 나니
감사가 따라왔다 。 。 。
팝콘을 닮은 벚꽃이
꽃망울 터뜨릴 준비를 하며
아침을 맞는다 。 。 。
아, 그래! 너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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