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을 즐기지 않는
아이 집 싱크대에
색색의 종이컵 한 줄이 세워져 있다 。 。 。
할머니 기일에
산소에 가려고 술 한 병 사면서
잔은 집에서 가져가야지 생각했다가
깜빡해서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렀는데
색깔 종이컵이 보이더란다 。 。 。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빨강이 눈에 들어와 샀다면서
할머니도 여자니까 빨강을 좋아하시겠지요?
아들 말에
손주가 왔는데 뭔들 안 좋으셨겠니!
할머니 기쁘셨겠다 ~
맞장구쳐줬다 。 。 。
1919년에 태어나신 시어머님
1989년에 태어난 아들
아들 아홉 살이던 해에
어머님은 다음 여행지로 떠나셨고
할머니를 배웅해 드리고 온
손주는 일기장에
할머니, 칠십 년 후에 만나요!
라고 써 놓았었다 。 。 。
손주 나이 서른이 지나고
자차가 생긴 후부터였을까?
손주는 가끔 산소를 찾아간단다 。 。 。
도가니탕 한 그릇 사서 갈 때도 있고
생선전 한 접시 사 갈 때도 있다는데
모르겠다 。 。 。
어머님이 손주에게
드시고 싶은 음식을 알려주시는 건지
아들이 할머니 핑계로
먹고 싶은 걸 사 들고 갔다오는 건지
아무렴 어떤가!
그 마음이 고마운 거지 。 。 。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님도
아들도
색색의 종이컵처럼 맑음이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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