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만지작거리다가 몽땅 날렸다,
문자메시지를 。 。 。
아뿔싸!
숙소 예약 관련해서는
일정표 펼쳐놓고 확인했으나,
사사로운 메모가 사라져 아쉬움이 크다 。 。 。
그 이외 몇몇 문자는
뭐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몰라서 아무 감흥없이 흘려보냈다 。 。 。
문제는
확인하고 챙겨야 하는
몇 가지 사항들의 번거로움이다 。 。 。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해서 상황 설명을 하고
재전송을 받아야 할 것 같다 。 。 。
그럼에도
놓치는 것이 있지는 않은지,
혹시 모를 실수를 걱정하다가 엉뚱한 생각에 빠졌다 。 。 。
어느 날 갑자기
내 기억이 몽땅 사라져 버리면 어떨까?
치매 환자처럼
아무 기억도 남아있지 않으면
본인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기억이 사라졌음을 인지하게 된다면
답답하고
갑갑하고
막막하고
미안하고
정말 울고 싶을 것 같다 。 。 。
반면, 기억이 사라져 좋은 건 없을까?
분하고 억울한데 해결책이 없을 때
삭여야 하는데 삭여지지 않는 기억들은 어떨까?
애써 의식하지 않아도 어느 날 불쑥 올라오는 감정들은
사라져 주는 게 오히려 고맙지 않을까?
또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의 기억이 사라졌다면?
어쩌면 이때가 더 힘들 수 있을 테고
빚을 많이 진 사람의 기억이 사라지면 좋은 걸까? 나쁜 걸까?
그 반대의 경우라면
좋은 사람이 많을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을까?
。 。 。
휴대전화 메시지 날려버린 날
상상 속 날개는 저만치에서 퍼덕이고
키드득키드득, 키득거리며 그 흔적을 그러 모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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