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작가 최정옥

[가족이야기] 아들의 일기

사행추 한옥 2025. 11. 10. 23:42

 

 

 

1996년 4월 5일 금요일 ☀

 

오늘은 식목일 나무 심는 날

하지만 오늘은 아빠가 일찍,

오후 1시에 나가셔서 나무를 심지 못했다.

보통 오후 4시에 나가시는 우리 아빠.

난 금요일에는 나는 슬프다.

그때는 11~1 사이에 나가신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동물과 공룡

동물 TV인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하는 금요일이라도,

실컷 놀 수 있는 기회가 오는 일요일

이라도 나는 싫다.

난 아빠가 오직 편하게

쉬는 날이 단 1번이라도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시회 준비하다가

아이의 일기장을 펼쳤습니다 。 。 。

 

 

스물일곱 해 전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쓴

일기를 보고 웃다가 마음이 짠했습니다 。 。 。

 

금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힘들었던 시절

부부만 힘든 줄 알았는데

아이도 아빠와의 시간이

고팠나 봅니다 。 。 。

 

자정을 훌쩍 넘겨 들어와서

잠든 아이 얼굴 보고

아침에 아이는 학교 가느라

아빠 얼굴 보기 힘들고

그나마 평일 낮에는 출근이 늦어

한두 시간 아이와 놀아주다가

출근했는데

 

아이는 아빠가 편히 쉬는 날이 없어서

슬펐답니다 。 。 。

 

 

부모의 사랑 먹으며

아이가 자라는 줄만 알았는데

 

아이의 사랑 덕에

부모도 성장한다는 걸

아이의 일기장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 。 。

 

 

기록.

오래전에 남긴 아이의 기록 속에서

추억 놀이를 즐깁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