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작가 최정옥

[자작시] 시나브로

사행추 한옥 2026. 3. 15. 21:13

 

 

 

시나브로

 

 

 

 

 

귀하고 여린 씨앗이 품에 들어왔습니다

 

너 한 줄

나 한 줄 책을 읽고

너도 한 번

나도 한 번 소곤소곤 이야기하면 될 줄 알았는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주 5일 이상 일기를 씁니다

매일 아침 글씨쓰기 연습을 합니다

그림을 아주아주 잘 그립니다

나를 소개하기가 쑥스러워서 진진가 게임 앞세워

거짓이 하나 있다, 말해줬습니다

 

선생님들은 다 일기를 쓰니까 맞아.

어른이 글씨 쓰기 연습을 왜 해, 글씨 못 쓰는 선생님은 없지, 이건 거짓이야.

그림을 그냥 잘 그리면 맞을 텐데 아주아주 잘 그리면 화가가 되었겠지, 이것도 거짓인데

그럼 거짓이 둘이야?

아이들은 진지함에 깊어지고 나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립니다

 

도망칠 수는 없고

진심 담아 물을 주면 싹을 틔우겠지

우리 같이 가보자

가다 보면 알게 될 거야

어른도 선생님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