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거... 나이먹는다는 거...
삶이란 과연 뭘까요???
우리 엄마... 1942년 생 말띠...
큰이모는 엄마랑 띠동갑이시고...
작은이모는 엄마보다 세 살 아래셨고...
평소 손도 크고 욕심도 많으셨던 큰이모 덕분에...
해마다 김장김치 수시로 얻어다 먹었었는데...
단양 내려와 지내는 몇 년 새 참 많이 늙으셨습니다...
평생을 서로 의지하며 가까이 사셨던 세자매...
거의 매일 만나 고스톱 치고...
온갖 집안일 나눠하며 지내시던 분들...
나 죽으면 너희는 둘이라 고스톱도 못친다고...
큰이모 수시로 말씀하셨더랬는데...
뭐가 그리 급하셨는지... 몇 해 전...
작은 이모가 제일 먼저 하늘나라로 가시고...
우리 엄마는 갈수록 단순해지시고...
큰이모는 더 많이 단순해지셨습니다...
지난 주말 이모를 뵙고 왔는데...
일 년 새 어쩜 이리도 변하실 수 있는지...
낮에는 어르신 보호시설에 다녀오신다며...
그 이야기를 한참동안 하십니다...
한 이야기 또 하시고... 또 하시고...
고모 커피 드세요... 라며 커피가져다 놓고 나간 당신 손주...
토요일이라 아직 늦잠 잔다고...
그런 이모를 보면서 오래전 시어른들 생각을 했습니다...
오래전에 내가 느꼈을 수많은 감정들을...
지금 이모를 모시고 사는 올케언니가 느낄 것 같습니다...
아!!! 오빠를 먼저 보내시고...
혼자서 시어머니 모시는 거니까...
나보다 몇 배 더 힘들 것도 같습니다...
올케언니한테... 딱히 무어라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냥 오래전에... 내가 겪었던 일들을...
그냥 경험담이라 말씀드리고...
'언니! 언니 맘 저는 알아요...'
그 한 마디에... '아가씨는 알지요??? 내 맘 알지요???'
올케언니가 고맙게도...
'아가씨! 이모랑 산 세월이 33년이에요...'
라고 말해줍니다...
이모가 '언니 애쓴다'고 하시네요...
라며 이모 말씀 전했더니... 좋았나 봅니다...
이모가 그런 말씀 하세요??? 라고 되묻습니다...
쩌렁쩌렁 울릴 만큼 목소리도 크고...
몸도 정말 좋으셨는데...
고스톱도 잘 치시고 만두도 예쁘게 빚으셨는데...
누구나 살아가는 과정이라고는 하나...
사는 게 무얼까??? 자꾸만 궁금해집니다...
며느리인 올케언니는 또 어떨까???
이십대였던 나보다는 좀 수월할까 싶기도 하지만...
올케언니도 많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칠십도 되기전에 먼 길 가셨다고...
작은이모를 안타까워했지만...
우리엄마의... 큰이모의... 마지막이...
많이 힘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십 년 쯤 전 어느날에...
사진 찍어드린다고 했더니...
늙은이들 사진 찍는 거 아니라고...
추해서 사진 찍기 싫다시는 거 찍어뒀는데...
한참 지난 후에 이렇게 사진첩을 열어봅니다...
그날의 풍경이 그려지면서...
세 분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그리고 눈물도 나고... 또 웃음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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