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새 해 인사 。。。 이모 & 올케언니

사행추 한옥 2017. 2. 7. 11:01

 

 

 

 

산다는 거...  나이먹는다는 거... 

삶이란 과연 뭘까요???

 

우리 엄마...  1942년 생 말띠...

큰이모는 엄마랑 띠동갑이시고...

작은이모는 엄마보다 세 살 아래셨고...

평소 손도 크고 욕심도 많으셨던 큰이모 덕분에...

해마다 김장김치 수시로 얻어다 먹었었는데...

단양 내려와 지내는 몇 년 새 참 많이 늙으셨습니다...

 

평생을 서로 의지하며 가까이 사셨던 세자매...

거의 매일 만나 고스톱 치고...

온갖 집안일 나눠하며 지내시던 분들...

나 죽으면 너희는 둘이라 고스톱도 못친다고...

큰이모 수시로 말씀하셨더랬는데...

뭐가 그리 급하셨는지...  몇 해 전...

작은 이모가 제일 먼저 하늘나라로 가시고...

우리 엄마는 갈수록 단순해지시고...

큰이모는 더 많이 단순해지셨습니다...

 

지난 주말 이모를 뵙고 왔는데...

일 년 새 어쩜 이리도 변하실 수 있는지...

낮에는 어르신 보호시설에 다녀오신다며...

그 이야기를 한참동안 하십니다...

한 이야기 또 하시고...  또 하시고...

고모 커피 드세요...  라며 커피가져다 놓고 나간 당신 손주...

토요일이라 아직 늦잠 잔다고...

그런 이모를 보면서 오래전 시어른들 생각을 했습니다...

 

오래전에 내가 느꼈을 수많은 감정들을...

지금 이모를 모시고 사는 올케언니가 느낄 것 같습니다...

아!!!  오빠를 먼저 보내시고...

혼자서 시어머니 모시는 거니까...

나보다 몇 배 더 힘들 것도 같습니다...

 

올케언니한테...  딱히 무어라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냥 오래전에...  내가 겪었던 일들을...

그냥 경험담이라 말씀드리고...

'언니! 언니 맘 저는 알아요...'

그 한 마디에...  '아가씨는 알지요??? 내 맘 알지요???'

올케언니가 고맙게도...

'아가씨! 이모랑 산 세월이 33년이에요...'

라고 말해줍니다...

이모가 '언니 애쓴다'고 하시네요...

라며 이모 말씀 전했더니...  좋았나 봅니다...

이모가 그런 말씀 하세요???  라고 되묻습니다...

 

쩌렁쩌렁 울릴 만큼 목소리도 크고...

몸도 정말 좋으셨는데...

고스톱도 잘 치시고 만두도 예쁘게 빚으셨는데...

누구나 살아가는 과정이라고는 하나...

사는 게 무얼까???  자꾸만 궁금해집니다...

 

며느리인 올케언니는 또 어떨까???

이십대였던 나보다는 좀 수월할까 싶기도 하지만...

올케언니도 많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칠십도 되기전에 먼 길 가셨다고...

작은이모를 안타까워했지만...

우리엄마의...  큰이모의...  마지막이...

많이 힘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십 년 쯤 전 어느날에...

사진 찍어드린다고 했더니...

늙은이들 사진 찍는 거 아니라고...

추해서 사진 찍기 싫다시는 거 찍어뒀는데...

한참 지난 후에 이렇게 사진첩을 열어봅니다...

그날의 풍경이 그려지면서...

세 분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그리고 눈물도 나고...  또 웃음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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