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 사는 모습

[가족이야기] 작은어머님께 받은 유품

사행추 한옥 2022. 3. 17. 19:08

 

 

 

일흔살 시어머님과 스물세살 며느리

십 년 세월 한집에 살긴 했으나

 

 

 

 

 

아이 낳아 친정에 맡기고

장사하며 바쁘게 살기도 했고

 

 

 

 

 

함께한 세월의 절반 정도는

시어머님이 편찮으시기도 했고

 

 

 

 

 

정겹고 시골스런 풍경 맘에 담기엔

며느리가 많이 젊기도 했습니다 。。。

 

 

 

 

 

한참 세월지나

그 며느리 중년이 되어 귀촌이란 걸 했는데

 

 

 

 

 

이집 저집 기웃거리면서

장독대와 항아리 없는 집이 없다는 걸 알고

 

 

 

 

 

어느 해 집안 벌초하는 날

시골 사시는 작은어머님께 가서

 

 

 

 

 

작은어머님, 저 항아리 좀 주세요!

앞집도 뒷집도 항아리가 다 있는데

저희만 없어요!

뭐 담아둘 것도 없는데

새거 사려니너무 비싸더라구요~

엎어놔도 괜찮으니까 안 쓰시는 거 있음 주세요 ^^

 

 

 

 

 

그리고 채 삼십분이나 지났을까?

동서들과 수다삼매경에 빠져있는데

 

에미야~ 좀 나와봐라!

 

 

 

 

 

어느새 장독대 항아리 점검하시고

장항아리 세 개 가져가라시며

 

나 죽거든 여기 항아리 다 가져가라~

늙은이 쓰던 거 달라니 내가 고맙다~~~

 

 

 

 

 

그때만 해도 십 년은 더 사실 줄 알았는데

이듬해였나? 그 이듬해였나?

우리집 장독대 만들어질 즈음

작은아버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

 

 

 

 

 

작은어머님이랑 나랑 둘이 나눈 이야기였기에

시누이와 동서의 형식적 허락을 거친 후

궤짝 항아리 키 채반 홍두깨 등등

양평에서 단양으로 옮겨오던 날

 

 

 

 

 

 

형님! 이 화로 가져다 쓰실래요?

마당에서 고기 구워먹을 때 좋아요 ~

 

그렇게 덤으로 화로까지 내게로 왔습니다 。。。

 

 

 

 

 

 

 

이 인연으로 손님을 모시게 되었고

무쇠가마솥에 이어 화로와 무쇠팬까지

우리집 마스코트가 되어 인기몰이 중입니다 *^^*

 

 

 

 

 

 

사행추한옥의 마스코트 유래를 찾아 올라가 보니

작은어머님께 참으로 귀한 선물 받아놓고

시침 뚝 떼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

 

 

 

 

 

조만간 막걸리 한 병 들고 가 인사드려야겠습니다 ~

주고 가신 선물 덕분에

고운 인연 엮으며 잘살고 있다고!

 

그냥 문득 작은어머님 생각나는 날

기록남겨봅니다。 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