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작가 최정옥

[포토에세이] 좋다, 다 좋다!

사행추 한옥 2023. 9. 19. 06:52

 

 

 

너에게 받은 용돈이 좋은 건지

네가 전한 사랑고백이 좋은 건지

네가 두고 간 흔적이 좋은 건지

 

네가 달아준 부모라는 이름표가 좋은 거지

네가 아들로 와 준 게 좋은 거지

부모와 아들이라는 인연이 좋은 거지

 

다 좋다.

건강하게 자란 네 모습도

너로 인해 어른이 된 엄마도

함께 만들고 지켜가는 우리들의 시간도

좋다, 다 좋다, 그냥 다 좋다.

 

좋아서 다 좋아서

헤진 봉투 꺼내 보며 웃는다

좋아서 다 좋아서 그냥, 자꾸 웃음이 난다.

 

 

 

 

 

날강날강 헤진 봉투

난 이걸 언제까지 가지고 있을까요???

 

재작년이던가? 재 재작년이었던가?

하룻밤 다니러 온 아들을 두고

나갔다 왔더니

아들은 제집으로 가고

식탁 위에서 아들이 두고 간

마음 한 조각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 。

 

가방 속에 넣고 다니다가

버리려다 넣고

다시 꺼냈다가 집어넣기를 몇 년째

결국

아들의 사랑 고백에

엄마 마음 얹었습니다 。 。 。

 

아들은 매번 용돈에

마법을 걸어서 주는 건지

보기만 해도 좋아서 웃음이 납니다 。 。 。

 

아들에게 받은 용돈은

쓰게 가 잘 안 되고

며칠 들고 다니다 은행으로 가고 마는데

왜 그런 건가요???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글/사진 최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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