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받은 용돈이 좋은 건지
네가 전한 사랑고백이 좋은 건지
네가 두고 간 흔적이 좋은 건지
네가 달아준 부모라는 이름표가 좋은 거지
네가 아들로 와 준 게 좋은 거지
부모와 아들이라는 인연이 좋은 거지
다 좋다.
건강하게 자란 네 모습도
너로 인해 어른이 된 엄마도
함께 만들고 지켜가는 우리들의 시간도
좋다, 다 좋다, 그냥 다 좋다.
좋아서 다 좋아서
헤진 봉투 꺼내 보며 웃는다
좋아서 다 좋아서 그냥, 자꾸 웃음이 난다.
날강날강 헤진 봉투
난 이걸 언제까지 가지고 있을까요???
재작년이던가? 재 재작년이었던가?
하룻밤 다니러 온 아들을 두고
나갔다 왔더니
아들은 제집으로 가고
식탁 위에서 아들이 두고 간
마음 한 조각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 。
가방 속에 넣고 다니다가
버리려다 넣고
다시 꺼냈다가 집어넣기를 몇 년째
결국
아들의 사랑 고백에
엄마 마음 얹었습니다 。 。 。
아들은 매번 용돈에
마법을 걸어서 주는 건지
보기만 해도 좋아서 웃음이 납니다 。 。 。
아들에게 받은 용돈은
쓰게 가 잘 안 되고
며칠 들고 다니다 은행으로 가고 마는데
왜 그런 건가요???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글/사진 최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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