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리집 이야기

[돌발상황] 3월의 눈

사행추 한옥 2025. 3. 3. 13:10

 

 

 

3월 첫날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봄을 부르는

반가운 비인 줄 알았다.

 

 

3월 두 번째 날

오락가락 비가 내렸다.

 

연이틀 손님이 있었고

평상 위

천막이 필요해서 그대로 뒀다.

 

 

3월 세 번째 날

새벽녘 밖을 내다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천막 위로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나가

 

천막 위 눈을 털어보려 했으나

꿈쩍도 않는다.

 

 

발판을 펼쳐놓고 올라가

서너 삽 퍼내는데

푹 주저앉는다.

 

 

 

 

 

열 살 된 천막을

3월의 눈이

이겼다.

 

 

천막 사러 가야 한다.

 

봄비가

다시 오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