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 안내/다녀가신 분들

내 젊은 날의 롤모델 부부님

사행추 한옥 2016. 8. 14. 08:26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가끔 생각을 합니다...

같은 상황에서 만나는 사람들 임에도...

왜?   어떤 이는 편하고

또 어떤 이는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걸까???
누구에게는 주면서도 반갑고...

또 어떤 이는 받으면서도 대하기가 힘든 걸까???


이분들과의 인연은 참 오래전부터였습니다...

이십년...  그리고도 몇 년 더 전에...

내 나이 스물 몇 살...

이른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엄마가 되고...

음식점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없었던 시절에...

"이 다음에...  나도 저 부부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배려하며...   감동을 주는...   그런 삶을 살아야지... "

하는 생각을 갖게 했던...  그런 분들...

참 감사하게도...  인연이 길게 이어집니다 *^^*


결혼하고 반 년 쯤 지나

송파구 석촌동에서 음식점을 했더랬습니다...

'석촌아구탕'이라는 상호를 걸고...

아이 낳아 친정에 맡기고...

새벽 시장 보기 위해 이른 시간 집을 나서고...

가게 문닫고 집에 들어갈 때까지...  18시간...

그 때에 손님으로 오셨던 분...

부부와 아이 하나...

몇 년 동안...   연말이면 케익을 사가지고 오셨던 분...

단골손님께 케잌선물 받는 것도 감동이지만...

그 때 해 주신 말씀이 지금도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내가 먹고 싶을 때...  언제든 오면...  올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시고...  맛있는 아구찜 해주시는데...

오히려 감사하지요."

몇 년을 그렇게 고운 인연 이어가다가...

가게를 그만두게 되어 말씀드렸더니...

덕분에 그동안 맛있게 먹었다고...  밥 한 끼 사주신다고...

근사한 일식집으로의 초대...

그때 난 그렇게 근사한 식당이 처음이었다는 *^^*


이후...  연락이 끊긴듯 싶다가도...

우연히 이어진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지난 주말... 

시간되시면 단양에 한 번 오시라고 연락했더니...

일주일 만에 와주셨습니다...

여름 손님이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지만...

궁금해서 오셨답니다...

무슨 일로?   왜?   갑자기?   단양까지 갔는지...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하셨다고...


원하시는 아구찜은 해드릴 수 없었지만...

정성껏 오리백숙에 들깨수제비...

단양막걸리와 소주...

평상에 누워 밤하늘의 별까지...

그리고 아침엔 청국장 보글보글 끓여서...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몇 시간 후 입실하실 민박 손님이 계셔서...

아침 식사 후 바삐 가셨지만...

반갑고 감사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큰 것을 나눌 수 있는 경제력은 없더라도...

내 마음속에 이분들처럼...

누군가의 마음속에 우리부부도 이렇게...

반듯하고 좋은...  따뜻한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