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와의 첫 만남은 2009년?? 아니면 2010년??
하나뿐인 금쪽같은 아들이 나라의 부름을 받고 강원도 화천에서
군복무를 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알 것도 같습니다...
이 친구와의 만남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
내 아이 스무 살 봄 날... 나라의 아들로 보내놓고...
내가 선한 마음으로 살다보면 내 아이도 누군가의 선한 마음을 받을 수
있겠지... 군 생활도 조금 덜 힘들지 않을까 ...
그런 마음에 생전 처음 봉사활동이라는 걸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조건이 있었으니 순수한 마음이라 할 수 없지만 ~~~
암튼 그렇게 강동구에 있는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해피죤'을 찾았습니다...
주 1회 방문해서 친구들의 보조 교사로 활동을 했더랬습니다...
이 친구는 내가 그곳에 가고 몇 개월 쯤 지나서 왔던 거 같습니다...
군복무 중인 우리 아들보다 서너 살 쯤 많은 이 친구는
세 살 무렵 교통사고로 한쪽 팔다리가 불편하고 행동이 조금 느립니다..
행동뿐 아니라 생각도 조금 느린 친구입니다..
그치만 종이접기를 잘하고 조금 시간을 주면 대답도 곧잘 합니다...
일반고등학교를 다니며 받은 상처로 인해 마음이 어두웠고
해피죤에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보다 지능이 높아 힘들어했던 친구...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해 보여서 마음이 많이 갔던 친구였습니다...
삼사년 정도 그곳에서 이 친구를 만나며 정이 들었습니다...
어느날 부턴가 툭툭 속내를 털어놓곤 합니다...
가족 이야기.. 학교 이야기.. 집안 이야기.. 등등...
어느날인가 전화번호를 묻기에 알려줬습니다...
한동안 해피죤에 나오지 않더니 어느날 전화를 했습니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그림조각퍼즐을 갖고 싶다기에 사가지고 문병을 다녀왔습니다...
이튿날 다시 전화를 해서는 퍼즐 액자가 필요하답니다...
퍼즐 액자를 사가지고 다시 문병을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더 만났었고...
해피죤 봉사활동을 접었습니다...
가끔 이 친구 생각이 나긴 했지만 잘 지내겠지...
그저 가끔 기도하는 것 밖에는 ~~~
그랬었는데 작년 부턴가 몇 달에 한 번씩 전화를 합니다...
처음 이 친구의 전화를 받고는 놀라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서 전화를 했느냐고??
아니랍니다... 그냥 생각이 나서...
라며 말끝을 흐립니다...
이 친구는 말수도 적습니다...
전화해서 '선생님!! ' 한마디만 하면
내가 질문하고 이 친구는 그저 대답만 합니다...
엄마는? 조카 많이 컸지? 교회 나가?
요즘 뭐하고 지내? 등등...
사나흘 전이었나요???
라면을 끓여서 막 먹으려는데 이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느 때처럼 이것저것 물으며 이야기를 끌어냅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끊기전에
'사랑해!!! 알지?? 선생님이 아주 많이 사랑하는 거??'
처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넸을 때 이 친구의 반응이
'치!!' 였는데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전화를 끊고 불은 라면을 먹으며 이 친구와의 인연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몇 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 만나 이야기 들어주고
잘한다 칭찬해주고... 멋지다 말해준 것 뿐인데...
이 친구는 이렇게 나를 기억해주고 가끔 전화를 합니다...
심심할 때 내 생각이 나는건지... 힘들때 내 생각이 나는건지...
가끔 이 친구의 근황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가끔 몇 달에 한번씩 전화해주는 이 친구가 참 반갑습니다...
조금은 느리고 또 조금은 다른 모습이지만...
아주 작은 사랑을 나누다보면 이 친구들이 웃을 수 있다는 걸 ...
평범한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오늘 하루가 선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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